[좌담회]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

◆참석자

-성하경 전자부품연구원 융합산업연구본부장(사회)

-김경민 비트앤펄스 부사장

-안영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SW컴퓨팅평가팀장

-김혜연 엘앤티 대표(한양대 학생, 청년 창업자)

-김우용 SK텔레콤 IoT사업팀장

-이영주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융합과 사무관

-이윤덕 성균관대 교수(M2M/IoT포럼 운영위원장)

인터넷은 사람 중심에서 사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2012년 현재 약 20억명이 사용하는 디바이스가 인터넷에 연결됐지만 2020년에는 500억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선진 각국은 물론이고 글로벌기업들도 IoT 시대를 위한 기술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향후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 IoT에서 나올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IoT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문가포럼이 개최됐다. 26일 성남 판교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포럼에 참가한 IoT 전문가와 이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서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서 향후 IoT산업 전망과 이를 향후 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점검해 봤다.

◇사회(성하경 전자부품연구원 융합산업연구본부장)=IoT 전문가 좌담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왜 IoT가 중요한가`라는 주제부터 다뤄야 할 것 같다.

◇안영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SW컴퓨팅평가팀장=IoT에 대한 정부 R&D 투자 등은 정책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 유럽이나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이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해당 국가들은 학계, 연구소 등이 대거 참여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우리 정부도 이런 미래 지향적인 IoT 서비스에 관련된 지원에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작년 말 시작한 장기적인 지원책은 이런 배경에서 출발했다.

◇김우용 SK텔레콤 IoT사업팀장=M2M, 나아가 IoT가 세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다. 먼저 기존 스마트네트워크 위에다 새로운 연결 대상을 찾아가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떠나 다양한 사물을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다음으로 물류, 교통, 농수산, 환경 등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융합으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오고 있는데 다양한 인프라에서 수집되는 새로운 정보로 새로운 정보제공사업을 만들어내는 기회가 제공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M2M이나 IoT는 선호에 따라 바뀌는 다른 시장과 다르게 임베디드, 인프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처음 서비스에서 안정성, 품질이 따라가지 않으면 장기간 운영 성과를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성공 기반을 초기에 만들기 위해서는 디바이스 제조사, 서비스 오퍼레이터 등 종합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인프라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는 과제가 존재한다.

◇김경민 비트앤펄스 부사장=우리 회사는 모바일 소프트웨어회사였지만 5년 전부터 하드웨어 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존 M2M은 B2C, B2G만 겨냥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었다. IoT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조합되어야 한다. 이런 요소들이 조합돼 인프라가 형성되면 일반 소비자가 소프트웨어만으로 다양한 사물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로 인한 다양한 산업도 파생될 수 있다.

◇이윤덕 성균관대 교수=(현재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가장 광범위한 망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여기에 사물을 붙여보자는 데서 IoT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인터넷에 접속해 사물도 정보를 주고받고, 검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존 M2M 등에서의 기기 간 상호연결 통로를 웹의 관점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IoT의 중요도를 논하는 것은 인터넷이 왜 필요한지를 얘기하는 것과 같다.

◇사회=IoT의 개념과 산업화 가능성 등을 얘기했다. 10년 후 IoT가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모두 인정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만 IoT를 중요하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해외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도 도전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표준, 보안, 프라이버시, 사물 및 서비스에 대한 검색 등 원천특허 등을 조기 확보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국내 상황을 점검해 보자.

◇김우용 팀장=최근 위치추적과 관련해서 산림청의 산불감시원 위치추적기가 대표적이다. 산불감시원에게 위치추적기를 지급해 어느 위치에서도 산불 상황 신고와 중앙관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산불감시원의 안전과 산불의 실시간 통제가 가능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모니터링을 원격에서 관리하고 서비스를 하는 관점에서는 농업 분야 비닐하우스 모니터링이 있다. 창문이나 팬, 스프링클러 작동을 스마트폰에서 원격으로 제어한다. 시설농가 입장에서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시간과 교통비 등에서 효과가 크다. IoT 서비스는 현장이 중요하다. 시장에 좀 더 많이 알려서 파급 효과를 키울 필요가 있다.

◇이윤덕 교수=원격검침, 브랜드 택시, 전기버스, 가짜 양주 판별리더, 음식물쓰레기 등 다양한 형태에서 적용됐거나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초기 역할이다. 이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인 병원의 감염성폐기물 RFID 의무화 같은 예다. 연구개발, 시범사업 등도 중요하지만 법제화로 시장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김우용 팀장=맞는 말이다. 차량 디지털 운행기록장치(DTG)도 법제화의 성공사례다. DTG 장착 의무화로 차량 사고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급가속, 급제동, 공회전 등 유류비용과 차량 유지보수비용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oT는 산업 그 자체뿐 아니라 다양한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안영민 팀장=IoT는 RFID/USN, M2M의 연장선에 있다. 정부도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고, 일부는 선진국에 못 미치지만 현재 국내 기술 여건이나 정책 지원 등으로 학계나 연구계가 핵심 기술을 많이 확보했다. 정부도 단순 R&D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지원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기술은 외국과 격차가 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사회=IoT는 산업적 중요성뿐 아니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일자리 창출 등에 기대가 많다.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이영주 지식경제부 소프트웨어융합과 사무관=기술적 패러다임도 중요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동반성장, 양질의 일자리에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IoT가 대기업의 통신망,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도전적, 창의적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이끌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 지원도 많은 기업과 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김우용 팀장=IoT산업 가치사슬을 보면 센서, 디바이스, 통신모듈을 만드는 회사, 통신사, SW사, IT서비스회사 등 전체가 모여야 서비스가 완성된다. 특정된 기능이나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가치사슬이 완성돼야 하는 산업이다. 결국 대·중소기업이 협력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과 융·복합을 하려면 해당 산업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역량 있는 회사들이 참여해야 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에서도 오픈 API로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IoT 분야는 대·중소기업 상생의 대표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경민 부사장=스마트폰 붐업에서 알 수 있듯이 웹 시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단말이 깔려야 한다. IoT도 연결될 수 있는 기기들이 뿌려져야 한다. 확장성 있는 단말이 뿌려지기 위해서는 센서와의 연동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볼 때 디바이스 개발사 입장에서는 센서와의 연동, 디바이스 개발, 어댑터 개발을 위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결국 양질의 다양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윤덕 교수=IoT가 다양한 산업을 창출할지는 진입장벽에 달렸다. 플랫폼이 오픈되어 있지 않으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IoT는 인프라로 이해해야 한다. 인프라가 구축되면 다양한 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스마트한 것은 와이파이나 3G 등으로 다양한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oT도 이런 개념에서 이해하면 된다. IoT 자체가 사업이 되기보다는 인프라다. 오픈하면 창의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카카오라는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드래곤플라이트는 혼자 만든 게임이다. 1인기업이지만 엄청난 수익을 만들어낸다. IoT 환경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활발하게 일어날 것이다.

◇사회=IoT산업이 국가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한 과제는.

◇이윤덕=IoT 활성화에는 몇 가지 장애요인이 있다. 기기(사물)가 통신하려면 상대 기기를 알아야 한다. M2M 식별체계가 있어야 한다. 이런 식별체계는 정부 정책, 표준 등의 영향이 크다. 또 주파수 이슈도 있다. 기존 이동통신 주파수를 이용할지, 전용 주파수가 필요한지도 검토해야 한다. 최근 전파사용료는 대폭 낮아져 한 단계 벽은 넘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혜연 엘앤티 대표=IoT 인프라가 구축됐다는 전제 하에 말하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나와야 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1인이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드래곤플라이트는 카카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IoT는 아직 개인이나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새로운 IoT 아이디어 사업화에는 외국처럼 클라우드 펀딩이나 대기업 투자 등이 많이 뒤따라야 한다.

◇안영민 팀장=정부가 진행하는 과제의 초점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IoT를 위해서는 통신, 교류되는 정보,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기반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있다. 제반 여건 기술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고, 수준도 올라갈 것이다. 작년에 IoT 오픈플랫폼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런 정책적 시급성이 반영된 것이다. 정부 R&D도 성과를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늘려가고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로드맵을 가지고 지원하고 발굴해 갈 것이다.

◇이영주 사무관=IoT도 소프트웨어산업과 비슷하다. 지금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새로운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필요한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IoT의 확산을 위해서는 전문가들도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나와야 한다. 정부 R&D 방향도 그렇게 나가야 한다. 특히 정부 입장에서 보면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간접적으로 인재 양성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다양한 실험을 하고 다양하게 도전하고 실패하고 하면서 성공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

정리=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