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의존하던 무기체계 SW 국산화 `가속`

외산제품에 의존한 국방 무기체계 소프트웨어(SW)를 국산 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했다. 외산 SW가 우리나라 군 무기체계 SW를 독점함에 따라 고가의 구매비용 부담은 물론이고 유지보수가 적시에 이뤄지지 않는 등 자주국방 실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해상초계기에 적용하는 핵심 SW를 국산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항공기 내장형 SW, 무인항공기 표준 SW, 실시간 운용체계(OS) SW에 이어 네 번째 추진하는 무기체계 SW 국산화 사업이다.

방사청은 지난 2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 핵심 SW 국산화를 포함한 `1차 해상초계기 성능개량사업` 기술협력생산계획서를 통과시켰다. 이 사업은 P-3C 해상초계기의 노후장비인 레이더, 적외선 열상장비 등 10종을 국내에서 기술협력생산방법으로 성능 개량하는 사업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한항공이 해외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L-3COM의 기술협력을 받아 개조·개량한다. 이 과정에서 해상초계기의 전술자료관리정보시스템과 핵심 SW도 국산화 한다.

국산화 대상은 식별장치 등을 지원하는 핵심 SW다. 방사청 관계자는 “항공기 탑재장비의 체계통합과 SW 관리 능력 등 중요 기술을 이전 받아 국내 방위산업기술력을 축적, 독자적인 성능개량 능력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내장형 SW 개발도 진행한다. SW 플래그십 사업에는 370억원을 투입, 지난 2007년 착수했으며 연말 완료된다. 180억원을 투입한 무인항공기 표준 SW와 테스트베드 사업도 진행한다. 130억원을 투입한 실시간 OS SW도 개발한다. 각각 지난 2010년과 2011년 착수해 내년 완료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가 국산화 한 항공관제SW도 군에 공급된다. 기술이전을 받은 한진정보통신 관계자는 “상용화가 완료되는 내년부터는 전투기에 적합하도록 항공관제SW를 커스터마이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내년부터 2017년까지 430억원을 들여 무기체계 핵심 SW 국산화 사업을 추가로 진행한다.

무기체계 SW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외산제품 유지보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 무기체계는 SW로 구성돼 있다. 적용 SW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정 또는 변경 전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외산 SW가 대부분 적용됐기 때문에 수정하거나 변경하는 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린다. 독점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 것도 국산화를 추진하는 배경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술로 무기체계 개발이 이뤄졌지만 내장 SW가 외산이어서 수출에 장애가 된다”며 “수출을 위해서라도 핵심 SW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요 무기체계 SW 국산화 추진 현황

자료 : 방위사업청·국토해양부

◆ 용어설명


무기체계SW=전투기·함정·전차 등 무기에 내장돼 있는 SW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투기는 레이더와 항법장치인 INS, GPS 등 수십 개의 전자장비로 구성돼 있는데 각 장비 안에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많은 SW가 내장돼 있다. 미사일이나 폭탄 안에도 SW가 내장돼 있다.

외산 의존하던 무기체계 SW 국산화 `가속`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