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의 피뢰침을 능가하는 낙뢰방어 솔루션으로 세계 역사를 다시 쓰겠습니다.”
낙뢰(번개)를 유도해 대지로 방전시키는 일반 피뢰침과 달리 낙뢰 조건을 만들지 않는 피뢰침을 세계 최초로 발명한 정용기 옴니엘피에스 회장(60)은 세계 시장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정 회장은 “1752년 벤저민 프랭클린이 발명한 지금의 피뢰침은 완벽한 솔루션이 아닌데 250년이 넘도록 인류가 사용해왔다”며 “최근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등으로 낙뢰 발생이 늘면서 통신시설 등 민감한 설비 피해가 늘고 있는데도 그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장에 입각한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앞세워 벤저민 프랭클린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는 포부다.
정 회장은 “철저한 현장 중심의 기술 고도화로 지금의 인류에게 필요한 낙뢰 분야 기술력을 보강해 해외 시장에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내년에는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해 세계적인 기술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혀 다른 방식의 피뢰 기술인만큼 세계 전문가와 학술계의 객관적인 인정을 시작으로 시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정 회장이 개발한 `쌍극자 피뢰침`은 2009년 스위스 제네바 발명전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은 고전압 분야 공학박사로 4년 연속으로 네 개의 관련 분야 기술사를 획득해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국내에서 찾아보기 드문 전문가다. 이 분야의 국제표준인 IEC TC81(피뢰설비)과 IEC TC64(건축전기설비) 한국대표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해에는 세계적 권위의 일본전기설비학회에서 수여하는 `호시노`상을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경력에는 정 회장의 탁월한 안목과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에서 비롯됐다. 최근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국내 최초로 낙뢰 실험 설비 시설에 투자하는가 하면 전문인력 양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정 회장 주도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다양한 낙뢰 환경에서 피뢰 기술을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실험 설비를 구축했다. 설비는 인명 피해 정도를 측정하는 시뮬레이션 장비부터 쌍극자 및 일반 피뢰침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 관광명소로 꼽힐 정도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직원들의 장·단기 해외 연수와 대학원 입학 등을 적극 지원한다. 회사의 과장급 직원은 전부 대학원을 다니거나 해외 연수에 참여 중이다.
하지만 회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옴니엘피에스의 낙뢰 설비는 국내 철도, 군시설, 발전사, 레저 분야에 적용, 약 20만개의 피뢰침을 공급했지만 일반 피뢰침에 비하면 점유율이 턱없이 낮다. 그만큼 시장에서 인식 제고가 부족, 기술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옴니엘피에스의 실험 설비는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 완성도를 높여주고 인재 양성은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선점하기 위한 핵심가치가 된다”며 “우리에겐 기업 상장이나 마케팅 강화보다 오직 세계 피뢰 설비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