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업종이 없어 당황했습니다. 결국 비슷한 것 이것저것을 찾아 등록했습니다. 지금은 (등록 업종을) 잘 기억도 안 납니다.” 2010년 초 국내 최초의 특허관리회사를 설립한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가 말하는 사업자 등록 과정에서 에피소드다.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이 제대로 분류돼 있지 않은 데 따른 고충이다. 업계 또 다른 대표는 이런 업계 상황을 `애비 없는 자식`이라고 표현했다.
정부가 올해를 지식재산 강국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만 아직 기반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셈이다.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지원에 매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효과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그게 `공허한 메아리`로 들리는 이유”라며 “제대로 대상조차 파악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진국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분류돼 있다. 미국은 `지식기반 서비스업`으로 특허·상표·저작권 관련 라이선싱, 특허 등에 대한 문서 출원 및 검색 관련업종, 특허 중개 관련업종 등으로 분류한다. 일본 경우도 `특허관리 관련 서비스` `번역 서비스` `대행 검색 서비스` 등 8개 업종을 지식재산서비스업으로 본다.
문제는 제대로 분류될 때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정책적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업계 실태 파악 등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구영민 특허청 산업재산진흥과장은 “산업표준분류 주기가 길어 중기적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 정부 사업 참여 제한과 세제 혜택 등 불이익에 대한 산업 지원 강화를 요구한다. 지식재산서비스협회 관계자는 “정부 연구개발(R&D)사업에 참여하고자 해도 분류가 안 맞아 신청도 못한다”며 “정부가 육성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업계 전반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빠른 시일내 지식재산서비스 산업 분류를 요구한다. 선진국도 분류가 명확치는 않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원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만큼 우리가 앞서 나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허청은 자체 분류에서 지식재산 정보조사 및 분석, 번역, 컨설팅, 시스템, 기술이전·거래, 관리대행, 금융으로 나눈다. 이를 국가표준산업분류로 하면 지식재산서비스업(중분류) 그리고 소분류에서 `지식재산 창출 및 활용 서비스업`과 `지식재산 보호, 관리 및 경영컨설팅 서비스업`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지식재산서비스업계 시장(매출) 규모는 2631억5000만원에 달한다. 지식재산 법률대리업을 제외한 것이다. 2010년 기준으로 지식재산서비스업 종사자수는 8005명이다.
[표]특허청 지식재산서비스업 분류표
※자료:특허청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