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전통악기 우쿨렐레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유명한 강사에게 듣고 싶다. 그런데 학원은, 수업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도자기 공예 전문가, 요리 전문가는 원하는 사람을 모아서 도예 수업을 하고 싶다. 그런데 블로그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직접 운영하기는 힘들다. 강의 내용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은 없을까 고민한다.
에브리클래스(대표 김혜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회사다.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강의를 이 사이트에서 검색해 바로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서울 시내에만도 수십 개 영어 학원이 있지만 영어 능력 시험 중 하나인 `텝스` 수업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일일이 학원 사이트마다 돌며 찾아야했다.
하지만 텝스 강좌를 한 번에 검색해서 비교해보고 고를 수 있다면 검색 시간도 줄이고 나에게 맞는 강의를 찾을 수 있다. 에브리클래스 목표는 홈페이지에서 강의·시간·장소를 검색하는 서비스를 통해 맛집 리뷰를 모아 보는 사이트처럼 강의 역시 검색·비교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김혜원 대표는 “기존에도 배우고자 하는 사람, 가르치는 교사 간 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져 왔지만 정보를 편리하게 찾는 방법은 없었다”며 “자기계발 욕구는 많은데 체계적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곳이 없어 직접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에브리클래스 사이트(everyclass.co.kr)에 접속해 언뜻 보면 온오프믹스, 위즈돔 같은 강연·모임 플랫폼과 유사한 서비스가 하나 더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육이나 수업은 한번 모임을 하고 마는 게 아니라 여러번 반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플랫폼에서 차이가 난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김 대표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취미·실용서를 많이 냈는데, 책을 내는 전문가 대부분이 강의도 겸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책만 내면 홍보·마케팅이 굉장히 힘든데 오프라인 활동을 늘리면 독자와 접점을 찾기 쉬웠다”며 “에브리클래스도 강의는 강의대로 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이용하는 강사가 플랫폼과 출판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트에서 수업을 개설하면 수업료의 20%를 수수료로 내면 된다. 수업을 신청하면 온라인에서 바로 결제가 되기 때문에 강사들은 정확한 참석인원을 파악할 수 있고 수강생도 편리하다.
앞으로는 최소 인원 제한을 둔 예약제나 팀을 짜온 강사가 바로 등록할 수 있는 등록제 등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필요한 수업이나 강사 섭외는 블로그나 페이스북, 홈페이지 고객센터에서 받고 있다.
출판사에서 수업 플랫폼으로 업종을 전환한 김 대표에게 사업관을 물었다. “시대변화에 맞춰 교육·자기계발은 인류에게 언제나 있었던 욕구”라며 “이 분야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만드는 일을 평생 하고 싶다”고 말했다. 10월부터 시작한 베타 서비스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수업은 180여개, 등록한 강사는 약 60명이다. 내년 3월까지 정기적으로 수업을 개설하는 강사를 500명까지 유치하겠다는 목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