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0조 시장 `캐리어이더넷` 표준제정…국내 전송업계 새 도전 `박차`

차세대 전송기술 `캐리어이더넷` 국제표준에 우리나라가 참여한 기술도 채택됐다. 캐리어이더넷은 그동안 국제표준이 없어 보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한국기업의 캐리어이더넷 장비도 표준에 포함되면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 공략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2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전기통신표준화총회(WTSA)에서 국제전기통신연합(ITU-T)과 인터넷국제표준화기구(IETF)의 표준안이 국제 `MPLS-TP OAM 표준`으로 모두 승인됐다.

ITU-T와 IETF는 캐리어이더넷 표준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이더넷 OAM` 기술을 기반으로 한 ITU-T 표준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주도한 기술이다. 화웨이와 알카텔루슨트가 대표 기업이다. IETF가 제시한 표준은 시스코, 주니퍼, 에릭슨 등 라우터 기업이 주도했다.

캐리어이더넷 표준이 제정됨에 따라 차세대 전송시장은 새해 본격 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트로이더넷포럼(MEF)에 따르면 세계 캐리어이더넷 시장은 대체 수요를 포함해 2013년 390억여달러, 우리 돈으로 42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ITU-T 진영은 중국 등 관련 기술이 이미 도입되기 시작한 대형 시장에 기대를 건다. 코위버, SNH, 우리넷, 텔레필드 등 관련 기술에 투자해 온 국내 업체도 새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KT가 내년 하반기 1000억원 규모 캐리어이더넷 사업을 시작한다. 김근식 코위버 부사장은 “1월 초 시제품을 내놓고 필드 테스트에 임할 계획”이라며 “국내 시장은 적은 수요를 두고 외산과 국산 경쟁이 치열해 해외 사업에서 동시에 기회를 찾아야 하며 중국이나 동남아에 국산 공급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가 파이낸싱 등 정책 지원을 조화롭게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표준이 두 가지로 나뉘어 후속 개발 필요성도 높다. ETRI는 향후 IETF 진영 기술인 `MPLS OAM MPSL-TP`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태식 ETRI 차세대통신연구부문 박사는 “급격한 통신환경 변화로 망 사업자가 불투명한 로드맵을 가지고 두 가지 안을 모두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며 “IETF 진영 기술 개발을 비롯해 용량 확대, OAM·프로텍션 기술 고도화 등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