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미니 수요 탓에 TSP 핵심 소재 공급난 심화…소재 자립 절실

애플 `아이패드 미니`가 스마트기기 시장에 터치스크린패널(TSP) 소재 공급난을 불러일으켰다. TSP용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 독점 공급업체인 일본 닛토덴코가 아이패드 미니용으로 납품하면서 나머지 업체로 갈 물량이 부족해진 탓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닛토덴코 소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ITO필름 국산화 및 필름 없는 TSP 개발에 속도를 냈다.

필 쉴러 애플 마케팅 총괄이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이고 있다.
필 쉴러 애플 마케팅 총괄이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에 필름 타입 TSP(GFS)를 처음 적용했다.

GFS 방식은 양면 ITO필름을 사용해 일반 TSP(GFF)보다 PET필름 한 장이 덜 들어간다. 글라스 타입 TSP(GG)를 써온 애플은 아이폰5·아이패드 미니부터 새 TSP 기술을 적용했다. GG 방식은 PET 대신 소다라임 유리에 센서를 형성한다. 빛 투과율이 높고 가공이 편하지만,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어렵다.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는 광학 특성을 강조하기 위해 GG 방식을 고수했다. 그러나 팀 쿡 CEO가 휴대성 강화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5에 인셀 TSP LCD, 아이패드 미니에 GFS 방식 TSP를 적용한 배경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하드웨어 혁신에 자극받아 지난해부터 TSP 무게와 두께를 줄이는 데 기술 역량을 집중했다. TSP 특성 측면에서 인셀 TSP 방식이 낫지만, 대면적 구현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 미니에 GFS 방식을 사용한 이유다.

닛토덴코가 애플 협력사로 편입되자 기존 거래처들은 ITO필름 수급난에 발만 동동 구른다. 우리나라 업체뿐 아니라 오이케·군제 등 해외 업체조차 닛토덴코 품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GFF에 쓰는 상판 필름과 스마트패드용 저저항 필름은 거의 전량 닛토덴코 제품을 쓴다.

애플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세계 전자부품 시장이 요동친다. 지난해 초 TSP용 강화유리 공급난이 발생했으며 올해 ITO필름으로 옮겨 붙었다.

삼성전자·LG전자는 강화유리 국산화, 필름리스 TSP 개발로 애플발 부품 수급난을 극복하려 한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옵티머스G에 커버유리 일체형 TSP(G2)를 처음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내년부터 본격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닛토덴코 ITO필름을 입도선매하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큰손마저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핵심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