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라인 가동을 위한 장비 발주에 착수했다. 오는 2014년 1분기부터는 AM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한국의 독주에 중국이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최근 5.5세대(1300×1500㎜) AM OLED 라인을 위해 설립한 오르도스 공장 B6에서 LCD와 AM OLED를 모두 생산하기로 하고 장비 구매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BOE는 지난해 AM OLED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B6 건설 공사를 시작했지만, 양산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투자 집행을 지연시켜왔다. 근래 공장 완공 단계에 이르자, BOE는 우선 저온폴리실리콘(LTPS) 기판 공정부터 확보하기로 하고 장비 입찰을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디스플레이 패널은 LCD와 AM OLED를 절반씩 생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B6는 전체 생산 능력이 월 5만장에 달하는 대형 라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5.5세대 공장 A2에 준하는 규모다. 이번에는 그 중 2만6000장 규모의 라인 설비만 포함됐으며, 내년 1분기 2만 4000장 규모의 설비가 마저 발주될 예정이다.
B6 라인에 설치될 장비는 대부분 일본 제품들이 선정됐다. 국내 업체로는 LIG에이디피·비아트론·신성에프에이·세메스 정도만이 수주에 성공했다. LIG에이디피는 LTPS용 ICP 건식식각장비를, 비아트론은 LTPS용 열처리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신성에프에이는 운송 장비를, 세메스는 세정기를 각각 납품한다. 노광기나 스퍼터 등 규모가 큰 고부가 장비는 니콘과 알박 등 일본 기업이 독식했다.
AM OLED 시장은 한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어, BOE의 B6라인에 국내 장비 기업들의 대거 수출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기술 유출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그 결과 전체 설비 발주 규모의 30% 정도만 한국 기업이 확보하는 선에 그쳤다.
이들은 1차 주문 물량을 오는 6월까지 납품할 계획이다. BOE는 이를 통해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14년 1분기부터는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B6가 안정화되면 추가 투자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장비 기업도 일부 참여했지만 일본 기업들이 거의 대부분 싹쓸이 했다”며 “기술유출 파문탓에 국내 기업들이 적극 대응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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