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농협이 발주한 금융단말기 구매 입찰을 밀약한 LG엔시스와 케이씨티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51억원을 부과했다.
금융단말기는 은행 직원이 업무 처리에 사용하는 통장프린터기, 신분증 스캐너, 카드복합발급기 등을 일컫는다.
LG엔시스와 케이씨티는 2002년 3월부터 2008년 1월까지 농협이 발주한 금융단말기 구매입찰 32건과 관련해 양사가 수주할 물량 비율을 사전에 합의하고서 그 비율에 따라 수주했다.
LG엔시스에서 금융단말기를 공급받던 농협이 케이씨티를 공급업체로 추가 지정하자 두 회사는 경쟁으로 생기는 수익성 축소를 피하려고 짬짜미를 했다.
두 회사는 입찰가격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번갈아 낙찰받아 수주물량 비율이 전체적으로 50대 50이 되도록 맞췄다.
입찰 규모의 차이로 물량비율을 맞추기 어려울 때는 상대 회사에서 금융단말기를 사들여 납품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보전해 주기도 했다.
두 회사가 담합으로 수주한 단말기 매출은 LG엔시스 630억원, 케이씨티 480억원 등 총 1110억원에 달한다. 과징금은 LG엔시스가 30억8900만원, 케이씨티가 20억1700만원이다.
김재신 공정위 카르텔총괄과장은 “금융단말기 시장 등 각 분야의 담합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위법 행위는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금융단말기 담합 관련 과징금 산정기준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