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질 최강, 옵G vs 아이폰5 비교해보니

美 컨슈머리포트 스마트폰 평가결과 발표

스마트폰 화질 최강, 옵G vs 아이폰5 비교해보니

지난 11월 23일 미국 비영리 소비자 평가기관 컨슈머리포트 온라인판이 주요 스마트폰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눈길을 끄는 건 스마트폰 추천 제품 1위로 국내 제품인 LG전자 옵티머스G가 아이폰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 옵티머스G는 갤럭시S3 78점, 애플 아이폰5와 갤럭시노트2 77점보다 많은 총점 79점을 받았다(AT&T 부문 기준).

▲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한 AT&T용 스마트폰 평가 순위.
▲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한 AT&T용 스마트폰 평가 순위.

또 다른 미국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용 스마트폰에서도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다. 옵티머스G 77점, 갤럭시S3 76점, 아이폰5와 갤럭시노트2가 75점을 기록했다. 국산 스마트폰이 아이폰5를 제치고 나란히 1~2위를 기록한 건 피처폰 시절을 빼곤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 ‘IPS 방식 대세’ 이유는…=이번 평가에서 주목할 만한 건 디스플레이 품질이다. 10위 안에 든 거의 모든 스마트폰이 최상위 등급인 ‘가장 뛰어남(Excellent)’을 받았다. 컨슈머리포트 측은 1위를 차지한 옵티머스G에 대해 “비교적 얇은 케이스 안에 뛰어난 4.7인치 HD 터치 디스플레이를 담았고 밝은 빛 아래에서 보기 쉽다”고 평하기도 했다.

▲ 옵티머스G의 디스플레이는 야외 시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옵티머스G의 디스플레이는 야외 시인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출시를 앞둔 아이폰5 역시 “16:9 비율 4인치 화면으로 와이드스크린 영상이나 게임을 즐기기 나아졌고 밝은 빛 아래에서 보기 쉽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품질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스마트폰 TOP10 중 7종, 70%가 IPS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업계가 IPS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IPS 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시장 수요 중 90% 이상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해서 수율이나 생산량에 제약이 있는 AMOLED와 달리 패널 수급이 유연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 조합 역시 AMOLED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AMOLED의 우위로 꼽히는 두께와 시인성 역시 최근 2~3년 동안 급격하게 발전한 터치 기술 덕에 격차를 좁히고 있다.

◇ 닮은 듯 다른 IPS 디스플레이=옵티머스G와 아이폰5는 모두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한 패널을 쓰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 옵티머스G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트루HD IPS+’를 채택했다. 반면 아이폰5에 패널을 공급하는 회사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 등 3개사다.

아이폰5와 옵티머스G는 모두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지만 화면 구현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5는 아이폰4S보다 18% 얇아졌다. 이는 ‘인셀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작동시키려면 손 끝에 흐르는 미세 전류를 감지하는 층이 필요하다. 인셀 터치스크린은 이 센서를 디스플레이 안에 아예 넣어 두께를 줄였다.

▲ 인셀 터치스크린 기술. 터치 센서층을 디스플레이 안에 넣어 두께를 줄인다.
▲ 인셀 터치스크린 기술. 터치 센서층을 디스플레이 안에 넣어 두께를 줄인다.
▲ 커버 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Zerogap Touch) 기술. 커버 유리가 터치 센서를 겸하는 방식이다.
▲ 커버 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Zerogap Touch) 기술. 커버 유리가 터치 센서를 겸하는 방식이다.

반면 옵티머스G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공동 개발한 ‘커버유리 완전 일체형 터치 기술’(Zerogap Touch) 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LCD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는 커버 유리 위에 산화인듐(ITO)이라는 물질을 코팅해 센서층을 대신한다. 터치를 인식하는 센서 필름을 빼고 강화유리와 LCD 패널이 빈틈없이 맞닿으면서 기존 LCD 패널보다 두께를 27% 이상 줄였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측 설명이다.

▲ 시야각과 시인성에서 난반사를 줄인 옵티머스G가 보다 나은 결과를 보인다.
▲ 시야각과 시인성에서 난반사를 줄인 옵티머스G가 보다 나은 결과를 보인다.

실제로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각도 변화에 따른 변색 현상이나 시인성에서는 옵티머스G 쪽이 보다 나은 결과를 보인다. 옵티머스G의 경우 터치 센서 필름과 LCD 패널 사이 공기층을 없애 난반사를 줄였기 때문이다. 흔히 터치감이라고 표현하는 손끝으로 직접 화면을 조작할 때의 느낌 역시 마찬가지다.

◇ 아이폰5 ‘메시징·배터리 취약’=물론 전반적으로 보면 디스플레이 면에서는 아이폰5와 옵티머스G 사이의 우열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컨슈머리포트가 내린 다른 평가 결과에서 아이폰5는 옵티머스G보다 떨어진다. 컨슈머리포트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애플리케이션 편의성을 평가하는 메시징 항목과 배터리 항목에 대해 옵티머스G의 손을 들어줬다. 아이폰5가 옵티머스G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한 분야는 카메라와 동영상 품질 2개뿐이다.

▲ 아이폰5의 라이트닝 커넥터 채용으로 기존 30핀 충전 도크나 액세서리를 활용할 수 없다.
▲ 아이폰5의 라이트닝 커넥터 채용으로 기존 30핀 충전 도크나 액세서리를 활용할 수 없다.

충전이나 데이터 전송에 빼놓을 수 없는 커넥터 규격에서도 차이가 있다. 옵티머스G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일반화된 5핀 마이크로USB 규격을 쓰는 반면 아이폰5는 새로 도입한 8핀 라이트닝 커넥터를 쓴다. 기존 30핀 규격을 따르는 충전 도크나 각종 액세서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없고 기존 케이블도 변환 커넥터를 구해서 끼우고 다녀야 한다.

이외에 LTE 가입자간 높은 음질로 통화할 수 있는 VoLTE(보이스오버LTE) 역시 아이폰5에서는 빠졌다. 대신 3G망에서 쓸 수 있는 ‘와이드밴드 오디오’ 코덱을 담고 있지만 이 역시 지원하는 기기가 손에 꼽는다. 전자결제나 교통카드 등 요즘 쓰임새가 부쩍 늘어난 NFC(근거리무선통신)도 쓸 수 없다.

◇ 국산 스마트폰 경쟁력 높아졌다=이처럼 국산 스마트폰이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2009년 아이폰3GS 도입 당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던 당시와 달리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실제로 컨슈머리포트 같은 곳에서 국산 제품인 옵티머스G가 아이폰5를 눌렀다는 건 시장 변화에 적응한 건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증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국내외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면서 성능과 품질 모두 높아졌고 이것이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