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사업군에서는 경기 불황과 맞물려 이동은 최소화하면서도 미래 사업에 대비하는 차원의 인사가 이뤄졌다.
가장 큰 변화는 김기남 삼성종합기술원장이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겸 OLED사업부장으로 내정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두 회사를 합칠 당시, 과도기적 수장으로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 이사를 겸임했다. 권 부회장에게서 바통을 넘겨받은 김 사장은 조직 안정과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의 침체를 타개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김 사장은 반도체연구소장과 삼성종합기술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삼성 내에서도 기술 전문가로 신망이 높은 인물이다. 대형 OLED TV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산적한 기술 난제를 풀어 시장을 창출할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OLED사업부와 LCD사업부 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조직 변화를 최소화하면서도, 대표이사 겸 OLED 사업부장을 맡은 것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DS부문장을 역임해 온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대표와 DS 부문장, 종합기술원장으로 다소 역할이 바뀌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을 역임하면서 OLED 시장을 창출한 조수인 사장은 삼성이 신수종사업으로 꼽고 있는 의료기기사업부장을 맡았다. OLED처럼 신사업을 키워야 할 과제를 부여받았다.
이재용 부회장 승진과 함께 이뤄진 세대 교체도 중요한 키다. 맏형이면서 장수 CEO 중 한명이었던 삼성코닝정밀소재 이헌식 사장은 경영진에서 물러나고, 박원규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됐다. 박 사장은 1985년 삼성코닝으로 입사해 27년간 대면적 박판화로 LCD용 기판유리의 고부가화를 주도해 온 유리성형 전문가다. 박원규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기판유리 사업의 고도화와 신사업 추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가 최소 폭으로 이뤄지면서 지난 1~2년새 사령탑이 바뀐 삼성전기·삼성SDI는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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