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시대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이뤘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스마트 시대를 맞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탈(脫) PC 전략`을 내세워 야심차게 출시했던 통합 운영체계(OS) `윈도8`와 스마트패드 `서피스RT`의 초기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하다. 때문에 이들 플랫폼과 연계하기 위해 5일(현지시각) 내놓은 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셜(Socl)`에 대해서도 부정적 전망이 잇따랐다.

6일 씨넷·인포메이션위크 등 외신은 주요 시장조사기관이 지난 10월 26일 MS가 출시한 `윈도8`와 `서피스RT` 한 달 판매량 집계를 통해 크게 저조하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테트카운터에 따르면 윈도8의 출시 한 달째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31%에 머물렀다. 이는 2009년 10월 출시됐던 `윈도7`의 같은 기간 점유율이 4.93%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NPD그룹은 윈도8 출시 후 한 달간 윈도 기반 노트PC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1% 하락했다고 밝혔다. 윈도8가 PC 판매를 끌어올리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 판매된 PC의 58%만 윈도8를 탑재했을 뿐이다. 윈도7의 경우 83%였다.
아오단 쿨렌 스테트카운터 CEO는 “MS는 윈도8를 4000만개 팔았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사용자 수 증가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데스크톱과 스마트패드 등을 모두 겨냥한 하이브리드 OS를 내놓다보니 사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도 있고 윈도7 때에는 윈도비스타에 대한 반대급부 수요가 많았지만 현재로서는 윈도8로 업그레이드하려는 요구가 적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하드웨어 진출 야심작 서피스RT 판매 기록도 좋지 않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NPD그룹은 PC사업부 매출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추정했다. 당초 아이서플라이는 서피스가 4분기에 약 130만개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치 역시 지난 7월 판매를 시작한 경쟁 제품 구글의 `넥서스7`에 비해서도 크게 못 미친다. 넥서스7은 시판 후 월 판매량 50만개, 최근 들어 월 100만개를 달리고 있다.
인포메이션위크는 “서피스RT 가격이 499달러부터 시작하는데 사실 이는 최신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을 금액”이라며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S가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하려면 아마존 킨들파이어처럼 저가 정책을 펼쳐야한다”고 지적했다. 킨들파이어와 넥서스7의 최저가 모델은 199달러다.
MS는 “연말 성탄 시즌이 남아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야후파이낸스는 “애플과 구글이 장악한 모바일 시장에 MS가 너무 늦게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윈도폰과 윈도8를 써보지는 않았지만 MS는 아직까지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가 되지는 못한 것 같다”며 점잖게 일침을 가했다.
CNN은 5일부터 베타서비스에 들어간 `소셜`에 대해 유사 경쟁서비스가 많은 상황에서 유효한 가입자를 모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표] MS 주요 신제품과 사업에 대한 평가 (출처: 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