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바일 플랫폼 중국에까지 밀려서야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중국 돌풍이 심상치 않다. 애플 아이폰과 유사한 디자인의 샤오미·지오니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자국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늘려 가는 데 이어 독자적 플랫폼까지 치고 나올 기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자국 브랜드인 ZTE와 화웨이·레노버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보다 57.9% 증가한 2억6200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은 이미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ZTE는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4.6%를 차지했다. 레노버는 삼성·애플을 제치고 중국 시장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문제는 중국 기업의 상승세가 단말기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급상승 중인 중국의 모바일 인터넷 브라우저 `UC브라우저`가 지난 11월 기준 시장점유율에서 안드로이드·아이폰·오페라에 이어 4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3월 블랙베리를 제친 데 이어 모바일 시장의 강자들을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UC브라우저는 단순한 모바일 웹 브라우저가 아니다. 앱을 사고팔고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음성인식·스피드 검색·스마트 독해 등 주요 기능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통합 모바일 플랫폼이다. 이 회사 위프영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 UC브라우저를 세계에서 10억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한 세계적인 인터넷 모바일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은 단말기·플랫폼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경쟁 기업의 이 같은 움직임은 모바일 플랫폼 정책에서 겉돌고 있는 우리나라에 위협이다. 우리나라는 독자 플랫폼 구축을 내세우며 K앱스(한국통합앱스토어)를 출범시켰지만 한걸음도 제대로 나가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이나 바다 OS, SK플래닛의 T스토어 등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는 현재의 자부심이 언제 물거품이 될지, 중국의 물량 공세가 언제 가시화할지 모른다.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