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배심원이 산정한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 배상금에 오류가 있다고 확인했다.
미 특허청은 이른바 `스티브 잡스` 특허로 알려진 터치스크린 관련 기술에 대해 무효라는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10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삼성전자의 애플 특허 침해 배상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허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요구한 평결을 완전히 뒤엎는 새로운 재판보다는 내용을 일부 조정하는 형태로 결론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배상액 줄어드나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 1심 최종심에서 루시 고 담당 판사는 특허침해와 관련된 배심원 배상금 산정에 오류가 있어 조정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단이 특허침해 사실이 없는 삼성전자 갤럭시 프리베일 제품에도 배상금을 매기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고 판사는 애플에 “배심원단이 평결한 배상액 규모가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라”고 덧붙였다.
배심원들은 지난 8월 갤럭시 프리베일과 관련해 삼성전자 이익금의 40%인 5786만7383만달러(약 649억원) 배상금을 부과했다. 이날 심리에서 루시 고 판사는 구체적인 조정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애플 특허 중 `탭투줌(163특허)` 침해 여부도 모호해 특허 중복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10억5000만달러 배상액 중 무려 9억 달러 가량이 잘 못 계산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애플은 배심원들이 특허 침해를 인정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26종을 판매금지 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달 중 일부만 판결날 듯
고 판사는 향후 재판 일정과 관련, 사안이 많고 복잡해 사안별로 판결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달 중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판결할 예정이다.
최종 판결은 내년으로 예측되는데 어느 쪽이든 항소를 제기할 것이 분명해 확정 판결에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내년 3월부터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신제품이 포함된 2차 소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지적재산권 전문업체 테크아이피엠 이근호 대표는 “루시 고 판사는 한꺼번에 모든 사항을 판결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주요 사항을 하나하나 집고 넘어가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며 “1차 심리를 보면 지난 배심원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세밀히 따지겠다는 의도를 나타내 최종 판결 배상액이 평결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 특허 무효 영향은
미국 특허청이 지난 10월 바운스백 관련 특허에 대한 무효 판단 이후 잡스 특허로 알려진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디바이스, 방식,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에 대해 잠정적으로 무효 판정을 내렸다. 애플은 2개월 안에 항소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다.
이 특허는 애플이 삼성전자 등과 소송을 벌이며 사용한 상징적인 기술로 지난 10월 미국무역위원회(ITC)가 내린 애플 승소 예비 판정 대상에 포함돼 있다. ITC는 이 건을 재심사 중이어서 이번 무효 결정이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