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2차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금속공기 2차전지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시장 주류인 리튬이온 전지는 모바일기기에 적합하지만, 그러나 축전 용량 개선에 한계가 있어 중대형 배터리로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근래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축전 용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금속공기 2차전지 개발에 뛰어들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9일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금속공기 2차전지가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금속공기전지는 철·아연·리튬 등 금속을 음극재로, 공기 중의 산소를 양극재로 사용한다. 산소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전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금속 비중을 늘려 축전 용량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IBM 등 해외 업체들은 물론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리튬공기 2차전지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IBM은 지난 2009년부터 `배터리 500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항속거리가 500마일(약 800㎞)에 달하는 전기차용 리튬공기 2차전지를 오는 2020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아연과 공기를 사용한 1차전지는 보청기용 전원으로 이미 상용화됐다.
대표적인 2차전지인 리튬이온전지는 상용화 이후 지난 20여년간 축전 용량이 세 배가량 개선됐다. 그러나 금속 산화물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탓에 용량 확대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 가연성 유기용매를 전해액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금속공기 2차전지의 축전 용량은 이론상 리튬이온전지의 15배 이상에 달한다. 전기차에 탑재하면 주행거리를 가솔린 자동차 수준으로 늘릴 수 있다. 업계 전문가는 “친환경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성능과 직결되는 전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금속공기 2차전지가 상용화되면 전기차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노경제연구소는 금속공기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를 올해 270억엔(약 35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410억엔(약 53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금속공기 2차전지는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2025년 60억엔(약 786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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