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오픈 셀 확대...BLU 시장 소용돌이

LCD 시장에서 패널 업체들의 오픈 셀 비즈니스가 확대되면서 백라이트유닛(BLU) 업계에 격변이 일고 있다. BLU 업계의 전통적인 사업 방식이 바뀌는가 하면 시장에서 사라지는 기업들도 나타나는 추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CD 패널 업체들로부터 외주를 받아 패널 모듈 조립까지 시작한 BLU 업체들이 등장하는 반면 채산성 저하로 BLU 사업을 정리하는 기업도 출현했다.

과거에는 LCD 패널 업체들이 BLU까지 붙여 모듈 형태로 TV 업체에 공급했다. BLU 업체들은 광원과 광학시트 등으로 구성된 BLU만 제작해 패널 업체에 납품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중국 TV 업체들이 BLU를 뺀 오픈 셀만을 공급받기를 원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 공급망이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 TV 업체들은 셀을 받아 조립하면 조립 과정의 부가가치를 직접 가져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LCD 패널의 높은 품질 덕분에 불량 발생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오픈 셀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 패널업체 중 셀 판매 비중이 가장 적었던 LG디스플레이도 급격하게 셀 비중을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10% 대였던 그 비중은 이미 20%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LCD 패널 업체들은 그나마 보유하고 있던 모듈 조립 공정도 아웃소싱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모듈 조립은 셀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아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희성전자·뉴옵틱스·디아이디 등은 BLU 제작뿐만 아니라 모듈 조립 사업까지 확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오픈 셀 비중 증가로 BLU 사업 규모는 줄었지만, 모듈 조립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BLU 사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라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엘엔에프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키우면서 BLU 사업은 대폭 줄였다. 원우정밀은 중국 사업에 전력을 집중하는 대신 국내 사업은 거의 정리해 가는 단계다. 모니터와 노트북용 BLU를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는 중국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겼다. LG디스플레이 중국 사업장에 주로 BLU를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업체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BLU 시장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BLU 기업들이 변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오픈 셀

LCD 오픈 셀이란 LCD 패널에 백라이트유닛(BLU)과 드라이버IC 등 주요 부품을 장착하지 않은 상태의 반 제품이다. 박막트랜지스터와 액정, 컬러필터 등으로 구성된다. 과거에는 LCD 패널업체들이 BLU와 회로까지 조립해 모듈 상태로 세트업체에 공급했으나 최근에는 세트업체들이 직접 조립하면서 오픈 셀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