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제록스프린터스가 보급형 프린터 사업과 유통 채널 강화로 사업 정체기를 성장 국면으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전국 400여개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본격적 매출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유성렬 후지제록스프린터스 대표는 올해 주력 사업으로 삼았던 보급형 프린터 부문에서 향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오는 12일 대표이사 취임 일년을 맞은 유 대표는 “올해는 후지제록스프린터스의 정체기를 벗어나는 원년이었다”며 “내년에는 보급형 프린터는 두 배, 기업용 프린터는 30% 이상의 성장을 거두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보급형 프린터 판매 확대는 물론이고, 기업용 프린터 부문의 우위를 계속 지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후지제록스는 기업용 기업용 칼라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10여년간 독보적 1위를 고수했다.
후지제록스프린터스는 하반기 저가형·보급형 프린터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다. 가전시장의 전통적 비수기인 7~9월에만 보급형 프린터 기기의 경우 평균 점유율을 두 배로 올렸다. 보급형 프린터 부문에서 5%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10%까지 늘어났다. 정체기에 집중 투자하는 역발상이 통했다. 불경기 탓에 업계 전반적으로 프린터 전체 판매대수가 제자리걸음을 걷는데도 불구하고, 영업망 강화만으로 보급형 프린터 시장 확대에 물꼬를 텄다.
유 대표는 “기술 개발 및 제품 개선도 중요하지만 유통 채널의 판매 형태를 바꾸고 활동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급형 프린터 판매가 기업용 프린터보다 마진율이 낮아도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에 더 큰 보탬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장점도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월부터 직접 전국을 돌며 유통 채널 담당자를 일일이 만났다. 직판을 두지 않기 때문에 유통 파트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매주 유통을 담당하는 사장들과 조찬회의를 열어 소통과 정보교류를 강화했다. 경영진이 나서자 판매자도 시나브로 동기부여가 되는 효과를 얻었다. 고유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솔리드 프린터`를 비롯해 기업용 프린터도 평균 30% 대의 탄탄한 점유율을 지켰다.
유 대표는 고객을 바로 만나는 유통 채널들이야말로 후지제록스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모션 위주로만 사업을 하면 매출이 단기에 `반짝` 늘어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같은 비용을 들이더라도 판매자가 우리 제품에 흥미를 느끼고 유대감을 얻을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