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전원 LED 조명, 깜빡임 문제 해결이 관건

깜빡임 현상 제거가 교류 전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보급 확대를 위한 숙제로 떠올랐다. 직류 전원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깜빡임 현상이 인체 유해성 논란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완벽히 해소한 상용 제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조명 시장에 최근 교류 전원 LED 조명이 대거 선보이는 추세다. 기존 직류 전원 LED 조명과 달리 정류(교류를 직류로 변환) 부품이 필요 없어 제조 원가가 약 15% 낮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교류 전원 LED 조명은 대부분 깜빡임(Flickering)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깜빡임 현상은 전류 방향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교류의 특성 때문에 발생한다.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 5개 전문업체들이 지금까지 기술 개선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깜빡이는 LED 조명은 사용이 불편한 것은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국 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IEEE)의 보고서 `LED 조명의 깜빡임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가시적·비가시적 깜빡임이 발작·불안·두통·시력저하 등 인체 유해성을 초래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광 민감성 발작이다. 이 증상은 4000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과 가깝고 빛이 강할수록 사용자가 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적색과 청색 빛이 교차하는 경우 특히 위험하다. 지난 1997년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를 보던 어린이 103명이 발작을 일으키도 했다. 일본은 주파수 50㎐ 조명의 경우 1초당 100번 이상, 60㎐일 경우 120번 이상 조명이 깜빡여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어 올해부터 시행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깜빡임도 불안, 두통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덕원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는 “휴대폰 카메라로 조명을 가까이에서 찍었을 때 줄무늬가 보이면 깜빡임이 뚜렷한 것”이라며 “사무실이나 교실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두통이 생긴다면 형광등, 일반 LED 조명보다 백열등이나 깜빡임 현상을 없앤 LED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