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전자, 품질로 中 누르고 가격으로 日 넘는다…해외 콘덴서 시장 개척 나서

필름콘덴서 전문 업체 성호전자가 해외 시장 개척에 팔을 걷었다. 그동안 값싼 중국산 범용 제품과 고급 원천기술을 집약한 일본이 필름콘덴서 시장을 양분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성호전자는 생산 공정 일원화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한편 독자 기술로 고효율 제품군 개발에 성공, 해외 고객사로부터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대표 박환우)는 최근 교세라, 다구치전기, 오므론 등 일본 대기업과 필름 콘덴서 공급 협상 중이다. 올 초 파나소닉과 월 20만개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발빠른 움직임이다. 교세라는 자사 프린터 제품군에, 다구치전기는 닌텐도 위(Wii)의 전원공급장치(Power Supply)에 성호전자 제품을 각각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세트 업체들은 낮은 품질의 중국산이나 비싼 일본산보다 한국산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현재 고객사가 시제품을 평가 중이며, 협의 중인 초기 공급 물량은 월 10만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원자재 관리, 공정 장비 개발, 대량 양산 체제 구축 등 모든 생산 공정을 내재화하면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납기에 맞춰 빠르게 양산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최근 해외 고객사들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 공정 일원화로 일본 경쟁사 제품보다 원가를 15~2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성호전자는 최근 독자 개발한 고효율 필름콘덴서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1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전자부품박람회(ELECTRONICA 2012)에 참가, 오스트리아 조명 전문 업체인 트리도닉(TRIDONIC)을 포함해 총 100여개 업체와 제품 공급 상담을 진행했다. 박환우 사장은 “유럽은 재생 에너지, 의료기기, 전기차 등 신시장에서 고효율 필름콘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로 유럽·아시아에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