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트북PC에서 AMD 프로세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AMD가 세계 시장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삼성전자만 놓고 보면 대대적인 약진이다. 삼성전자가 PC 시장에서 갈수록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인텔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트북PC에 탑재되는 AMD 프로세서 비중이 최근 40%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AMD가 공급하는 제품은 코드명 `트리니티(Trinity)` `브라조스2.0` 등 멀티코어에 그래픽카드를 내장한 APU(Accelerated Processing Unit), `불도저` 아키텍처 기반 노트북PC용 중앙처리장치(CPU) `잠베지` 등이다.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PC에서 AMD 프로세서 탑재 비율은 10%를 밑돌았다. 지금도 AMD는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는 인텔에 한참 밀린다. 시장조사 업체 머큐리리서치가 11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AMD의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2.7% 하락한 16.1%로 더 떨어졌다. 구조조정설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미국 오스틴에 위치한 캠퍼스 부지를 임대하는 등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삼성전자와 탄탄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출용 중·저가형 모델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벌인 결과로 해석된다. 해외 시장에서 삼성전자 노트북을 AMD가 직접 판매하는 협업 방식을 썼다. 이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삼성전자로서도 강력한 경쟁자인 인텔을 상대로 탄력적인 구매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AMD 점유율이 대폭 상승하면서 인텔에서도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PC 제조업체 영업·마케팅 비용 50%를 제공하는 공동 마케팅 방식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PC 프로세서에서 AMD 비중이 확실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3분기 x86 프로세서(PC용) 시장 점유율
자료:머큐리리서치 2012. 11.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