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치냉장고 판매가 시원찮아 관련 업계가 울상이다. 이어진 소비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등으로 겨울 효자 상품인 김치냉장고 판매도 타격을 입었다.
올 겨울 김치냉장고 판매는 전반적으로 예년 판매량에 못 미친다. 업계는 지난 11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역성장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는 겨울 시즌 매출 상승을 끌고 가야할 김치냉장고 판매가 줄어 걱정이다. 전자랜드는 전년대비 김치냉장고 판매가 20% 줄었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도 지난 11월 매출이 김치냉장고 판매 부진으로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김치냉장고 판매가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고 예년 평균에 비해서도 성적이 좋지 않을 전망”이라며 “작년에 유독 김치냉장고 판매가 잘 된 탓에 경기 불황 여파가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 제조사도 제품 판매가 줄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예년보다 줄어든 수요에 생산 등 계획을 시장상황에 따라 조절하고 있다. 제조사 측은 올해 판매량 추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치냉장고 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프리미엄급 제품 선호도는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제품 유통업계는 400리터대 대형 고가 김치냉장고 수요가 늘어나며 판매량 감소에 따른 여파를 조금이나마 만회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전자랜드는 지난 10월 프리미엄급 제품 선호도가 10%대 초반에서 지난달 15%대로 올랐다고 밝혔다.
김성범 전자랜드 김치냉장고 담당 과장은 “올해 전반적인 배춧값을 비롯한 김장비용 상승으로 김치를 사먹는 게 싸다는 인식에 김장 수요가 줄어들며 판매에 영향을 줬다”며 “경기 불황, 이르게 추워진 겨울날씨, 대선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예년에 비해 김치냉장고 판매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