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전자부품 산업에서 고가의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을 대체할 수 있는 양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토 리소그래피 공정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프린팅·레이저 등 대안적 공정 기술의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포토 리소그래피는 인쇄회로기판(PCB)·터치스크린패널(TSP)·반도체 등을 제조할 때 전기회로를 형성하기 위해 거치는 공정으로, 사진 필름을 현상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그동안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대다수 전자부품은 포토 리소그래피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장비 자체가 고가이고, 증착·코팅·노광·현상·에칭 등의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환경 유해 물질을 쓰는 것도 흠이었다.
이 때문에 리소를 대체할 수 있는 공정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나노 수준으로 미세화된 반도체 공정은 리소를 대체하기 힘들지만 수 마이크로에서 수십 마이크로 수준의 회로 선폭은 다른 공정으로도 대체가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현실적으로 떠오른 대안은 레이저 공법이다. 전기 회로에 사용되는 구리 같은 금속 물질을 증착을 시킨 후 필요 없는 부분을 레이저로 떼어내는 방식이다. 레이저 공정을 사용하면 증착과 패터닝 정도의 장비만 갖추면 돼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포토레지스터 등 화학 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패턴을 새겨 넣어야 하는 기판이 레이저의 열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레이저가 닿는 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겨져 있다. 전문업체인 위아코퍼레이션은 최근 점조사가 아닌 선조사를 통해 레이저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시키는 데 성공해, 다이렉트 레이저 패터닝 장비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상적인 양산 기술은 프린팅 공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공법 중 가장 간편한 방식이지만 문제는 소재와 장비가 상용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회로를 형성하는데 필요한 용액을 잉크젯 형태로 만들기 위해 용매를 사용하게 되는데, 용매를 모두 증발시키지 못하면 원하는 특성을 내기 힘들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크·다우 등 글로벌 소재 업체들이 일제히 잉크젯 프린팅 소재 개발에 나선 상태다. 국내에서는 유니젯이라는 중소기업이 장비를 개발했다.
윤형렬 위아코퍼레이션 사장은 “터치스크린패널 공정을 구축할 때 리소 공정만 수십억원이 소요된다”며 “프린팅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레이저를 활용할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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