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3년 만에 휴대폰 카메라 모듈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 덕분이다. 삼성전기는 경쟁사인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2010년 시장 1위 자리를 처음 내줬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함에 따라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사업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매출은 1조1830억원으로 1조1397억원을 달성한 LG이노텍을 제쳤다. 올해 전체 매출로도 삼성전기가 LG이노텍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고객사 부품 재고조정 탓에 4분기 카메라모듈 매출이 전 분기보다 7~8%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체 카메라모듈 매출은 지난해 두 배 수준을 훌쩍 넘어선 1조6760억원으로 예상됐다.
LG이노텍은 지난 가을 아이폰5·아이패드 미니에 출시에 힘입어 막판 뒷심을 발휘했다. 4분기 카메라모듈 매출은 452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대폭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카메라모듈 총매출은 작년보다 31% 성장한 1조5920억원으로 추산된다.
양사의 올해 카메라모듈 매출은 격차는 800억~1000억원에 불과하다. 새해에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 두 회사 선두 경쟁은 1000만 화소대 카메라모듈 시장 안착 여부가 판가름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새해 스마트폰 신모델에 1200만·1300만 화소급 카메라모듈을 장착할 계획이다. 그러나 주요 협력사 중 1000만 화소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현 주류인 800만 화소 제품에 비해 1000만 화소 이상급 제품은 제조하기 매우 까다롭다. 센서·렌즈 등 주요 부품 민감도가 매우 높다. 공정 중 이물질 관리도 고도화돼야 한다. 투자 부담도 훨씬 크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함께 갤럭시 시리즈용 고화소 카메라모듈을 공급 중이다. LG이노텍은 샤프와 더불어 애플의 고화소 카메라모듈 공급 물량을 양분했다. LG이노텍은 LG전자 옵티머스G에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공급한 경험이 있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생산 수율이 아직 불안정하다. 후발 업체가 LG이노텍을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혁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화소 카메라 교체 주기도 매우 빨라졌다”며 “올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주류가 5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로 바뀌었고, 새해 1000만 화소급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LG이노텍 카메라모듈 매출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업계 전망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