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업계, 해양플랜트로 속속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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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플랜트산업이 포스트 조선으로서 입지를 굳히며 우리나라 차세대 주력 제조업으로 부상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육성 정책에 힘입어 조선 및 조선기자재 업체 등의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이 돋보였다. 남해 동부 일대는 이를 지원할 해양플랜트 R&D와 시험평가 등 기반 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남동해안 일대 전진기지로 탈바꿈

부산과 경남 거제, 하동을 잇는 남동해안 일대는 전략적 해양플랜트 육성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부산의 제조업 밀집 지역인 서부산권 14.1㎢는 지난 11월 조선해양플랜트 혁신클러스터 구축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됐다. R&D특구 중심에는 363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5년 연면적 16만5000㎡ 규모 `해양플랜트 기자재 R&D센터`가 들어선다.

지난 3월 경남 거제에는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인증센터`가 설립됐다. 센터는 12종의 성능 평가 및 시험인증 설비와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인증 기술 DB를 구축하고 해양플랜트 기자재 시험 평가와 인증지원 업무를 수행 중이다.

경남 하동에는 `해양플랜트 폭발화재 시험연구소`와 `해양플랜트 심해저(subsea) 초고압 시험인증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하동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내 16만5200㎡ 용지에 세워질 연구소에는 국비 390억원, 지방비 165억9000만원 등 총 647억40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2015년 완공해 1년간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2016년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업계도 해양플랜트 신규 진출 가속도

조선기자재 업계를 중심으로 기계·철강부품, IT까지 산업계 전반의 해양플랜트 신규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선박IT업체 신동디지텍(대표 장철순)은 최근 해양플랜트용 종합 항해통신장비시스템을 개발, 선보였다. 선박 내 유·무선 통신 기술을 해양 플랜트에 접목한 것으로 해양플랜트 기자재와 각종 부품 모니터링부터 플랜트 내외부 통신을 일체화한 시스템이다.

선박용 조명기기 전문기업 대양전기공업(대표 서영우)은 올해 해양플랜트 부문 매출이 지난해보다 200% 오른 17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체는 최근 수년간 해양플랜트용 조명기기 개발 및 판매에 주력해 왔다.

특수강 업체 삼강엠앤티(대표 송무석)는 최근 영국 석유회사가 발주한 북해 지역 유전개발용 해상플랫폼 후육강관 물량 140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선박 엔진용 밸브 전문 기업 코밸(최영환)은 기존 밸브 제작 노하우를 토대로 해양플랜트용 초고압 밸브를 개발, 현재 매출 20%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올리고 있다.

동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단장 이희훈) 조선해양플랜트산업실이 지난 6월 동남권 중소기업 1000여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양플랜트 기자재 납품 실적을 갖춘 업체는 186곳으로 나타났다. 20%가량이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만들고 있으며 시장에도 이미 진출했다는 얘기다.

이 중에서 세계 오일 메이저(Oil Major)의 벤더 리스트 등록 기업은 59곳, 추진 중인 업체도 34곳으로 집계됐다.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는 기업을 포함해 동남권 해양플랜트 기업 수는 전체 조선기자재 업체의 4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향후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

해양플랜트 전문가들은 타 업종에서 해양플랜트 분야로 진출하는데 따른 기업 위험 부담을 낮춰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동남권선도산업지원단이 해양플랜트 시장 진출을 원하는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 인력 부족(23.2%)과 경제적 위험 부담(23%)을 시장 진출의 가장 큰 고충으로 꼽았다. 이어 기술 부족(세계적 기업이나 선도기업과의 기술격차)이 20.2%로 뒤를 이었다.

인력 양성은 최근 고용노동부 지원 아래 부산시가 해양플랜트 전문인력 양성을 시작했지만 상당히 늦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인력 양성은 단시일 내에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관이 앞장서서 국산 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사용해 중소 업체 납품 실적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갑 부산테크노파크 기계부품기술지원센터장은 “빠른 시일 내에 독자 인증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고 국제인증 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성능과 안전성 등 국내에서 인증받은 플랜트 기자재를 국내 공기관과 대기업이 먼저 써줘야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표-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 산업 현황

표-국내 해양플랜트 기자재 R&D 현황(중복 응답)

*자료:동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지원단

부산 업계, 해양플랜트로 속속 전환…

부산 업계, 해양플랜트로 속속 전환…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