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삼조`
웹 플랫폼 기업 오비고(대표 황도연)가 지식재산(IP) 경영에 나선 후 자체 평가 결과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지만 충분한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경영진 시각이 바뀌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IP는 연구개발(R&D) 결과물을 등록하는 수준이었다. IP경영에 나서면서 IP는 R&D 이후가 아닌 이전부터 검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야 더 좋은 IP가 나온다고 본 것이다. 경영진 인식 전환은 개발자 보상으로 이어졌다.
좋은 IP를 등록한 엔지니어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자 개발자는 우수 IP를 확보하고자 노력했다. 회사 IP 선순환 구조가 조성됐다. 임직원 자부심도 생겼다. 황도연 대표는 “보상이라는 물질적 측면도 작용하지만 자신이 창출한 IP가 회사 제품으로 개발되는 과정을 보며 임직원은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IP경영에 눈을 뜨게 된 것은 7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불가피하게 경쟁사 IP를 사용해야 했다. 지식재산권 관리 전략이 수립돼 있지 않아 라이선스 체결을 해야 했고 이는 불가피한 비용으로 이어졌다. 해법은 정부 IP R&D전략 지원 사업에서 찾았다. IP 관리 중요성을 깨닫고 IP에 기반을 둔 R&D 방향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자문 특허 법인이 제안했다.
황 대표는 “이전까지만 해도 열심히 하면 우리 IP가 생긴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며 “특허라는 권리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IP R&D 전략 지원 사업을 펼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기획 단계부터 프로젝트 매니저와 변리사 자문을 받다보니 개발진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회사는 `자율과 책임 정신`을 강조했다. 개인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열정을 다하라는 주문을 했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며 힘을 싣던 경영진이 외부 자문을 받자고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IP경영 도입 필요성을 확신하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개발자를 설득했고 특허전담 조직도 만들었다. 황 대표는 “개발자의 노력 결과물이 IP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정부 IP R&D전략지원사업에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내다. 기술기업이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 필요성도 밝혔다. “중소기업이 IP 관련 분석이나 방향성을 제대로 컨설팅 받는 것은 쉽지 않다”며 “IP R&D사업이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비고는 HTML5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웹 플랫폼 업체다. 휴대폰·자동차·스마트TV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는 브라우저를 개발한다. 최근 브라우저의 초고속 애플리케이션 실행기법인 AOT를 개발해 국내외에 출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표】오비고가 평가하는 IP경영
-기술 가능성 사전 확인
-R&D 방향 설정 도움
-직원의 IP 확보 노력 강화
-IP 확보 건수 증가
-보유 기술과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