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인버터 장착률을 4배 늘리면 원전1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권봉현 LS산전 자동화사업부문장(상무)은 “특정회사 제품을 떠나서 고효율 인버터를 전동기에 장착하는 것만으로 국가 전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발전소 대체효과가 큰 만큼 정부와 산업계의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총 전력사용량이 7만㎿으로 이 중 전국에 설치된 전동기의 에너지소비량이 45%로 3만1000㎿에 달했다. 반면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는 인버터를 전동기에 장착한 비율은 5.8%에 그쳤다. 이들 모두가 인버터를 채택했더라면 원전 3기의 전력 생산량과 맞먹는 3100㎿를 절감할 수 있었지만 190㎿밖에 줄이지 못한 것이다.
권 상무는 “일본 등 선진 국가들의 인버터 장착률은 25%를 상회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인버터 장착 의무화 등 보다 강력한 정책을 실현 중”이라며 “국내 인버터 장착률을 20%까지만 끌어올려도 수조원이 투입되는 원전 1기를 짓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전체 전력 소비량 중 제조업과 상가 건물이 76%를 차지하고 이들 소비전력 중 동력부하가 무려 80%를 달한다”며 “새로운 발전시설을 추가로 짓지 않고도 동력부하의 운전효율을 개선하는 게 에너지 절감의 가장 효과적이라는 인식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력수급 비상에 따른 정부의 에너지목표관리 업체로 지정된 대형 건물이나 기업들이 고효율 기기를 채택하고 있어 인버터 장착에 대한 인식도 다소 높아질 조짐이다.
권 상무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시장 수요를 확대하면서 사전 진단을 통한 에너지 사용량 절감을 직접 확인시켜 고객 스스로가 인버터를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냉난방기기 보급 확대로 인해 팬이나 펌프 등의 기기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절감 요구가 늘고 있어 각종 전동기의 인버터 채택이 점차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