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로라 공중 분해시키나?…`분리 매각` 본심 드러냈다

중국·브라질 공장 싱가포르업체에 매각

구글이 모토로라의 중국과 브라질 공장을 매각한다. 해외법인 구조조정과 감원에 이어 모토로라의 자산과 사업 부문을 본격적으로 나눠 파는 `분리 매각`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할 당시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12일 구글은 모토로라 중국 톈진 공장을 싱가포르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 플렉트로닉스에 매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브라질 자구아리우 공장은 위탁 운영으로 바꿨다. 플렉트로닉스는 두 공장에서 모토로라 휴대폰을 계속 양산할 계획이다. 모토로라 직원들은 계약이 끝나는 내년 상반기 플렉트로닉스 소속이 된다. 모토로라 측은 “우리는 플렉트로닉스와 협력 하에 경쟁력 있게 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구체적인 거래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최근 한국지사 철수 계획을 포함, 모토로라의 해외 조직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했다. 모토로라는 지난 8월 4000여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현지 고객과 소통하던 웹사이트도 모두 닫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퇴직금 지급 등 구조조정에 투입한 비용이 3분기에만 3억4000만달러를 쓴 것으로 추산했다.

셋톱박스 등을 담당하는 홈 사업부 매각설도 꾸준히 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구글 직원의 말을 인용해 이른 시일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를 자문사로 두고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본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때 예상 시나리오는 두 가지였다. 구글이 모토로라의 하드웨어 경험을 확보해 구글TV 등의 상용화에 힘쓸 것으로 보았다. 반면에 다른 의견은 모토로라가 보유한 특허 1만7000여개만 취하고 나머지 사업 부문은 조각내서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결국 후자의 견해가 들어맞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구글이 수천 건의 모토로라 특허를 확보했지만 벌어들인 돈이 아직까지 전무하다는 점이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 후 첫 먹잇감으로 삼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구글에 특허 사용료로 연간 100만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구글이 40억달러를 요구한 것에 비하면 400분의 1 수준이다. 결국 두 회사는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다.

더욱이 모토로라는 7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3분기 영업적자는 5억2700만달러로 전동기 대비 126.2%나 증가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캐롤라이 밀라네시 가트너 분석가는 “모토로라가 사업 영역을 좁히기 위해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있다”며 “결국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다른 하드웨어 사업은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및 구조조정 연혁

구글, 모토로라 공중 분해시키나?…`분리 매각` 본심 드러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