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민관 디스플레이 협의체 추진

한국과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공동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양국 정부 부처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구축한다. 세계 평판 디스플레이 시장 과반을 차지한 우리나라와 가장 큰 수요처이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중국이 손을 맞잡으려는 것이다. 양국의 협력 방식과 강도에 따라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 및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최근 중국 공신부(MIIT, 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와 디스플레이 한중 민관 협의체를 꾸리자고 제안했다.

민간은 이미 중국과 산업 교류의 물꼬를 텄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지난해 중국 광학광전자산업협회의 LCD 분회와 상시적 교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어 선전디스플레이산업협회와도 MOU를 교환했다. 광학광전자산업협회가 거점을 둔 베이징에 LCD 산업이 조성돼 있고, 선전은 터치스크린패널 업체들이 많다. 지역별 산업 특성에 맞게 다양한 교류 협력 사업을 펼치기 위해 각 협회들과 공조 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협력 채널은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자국 LCD 산업 활성화를 위해 LCD 셀과 모듈에 관세를 종전 3%에서 5%로 인상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원동력도 정부 지원에 있다. 패널의 최대 수요처인 TV 제조사 대다수가 중국에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전 세계 TV 판매 규모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TV 시장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중국 정부와의 교류협력 채널이 만들어지는 것은 우리 디스플레이산업계에 매우 중요한 이슈다.

지식경제부는 내년 1분기께 첫 회의를 열자고 중국 정부에 제안했다. 중국이 수용하면 내년 상반기 민관 협의체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민관 협의체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아직 중국 측에서 공식 답변은 받지 못했지만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