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토목건설 전념한 우리보다 5~7년 발사기술 앞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북한보다 5~7년 가량 로켓 발사 기술이 뒤진 것으로 파악돼 로켓을 포함한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동안 과학기술입국, 과학기술 강국, 정보기술 강국을 숱하게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켓 등 우주기술 분야에서는 북한에 뒤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과학기술 및 정보기술 거버넌스 체계를 해체하고 토목건설에만 전념한 현 정부의 정책적 지향성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다.

12일 북한은 12일 장거리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탑재 위성이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도 12일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1시 23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운반 로케트 `은하 3호`를 통한 `광명성 3호` 2호기 위성의 발사가 성공했다”며 “위성은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주장은 발사 1시간 30분 만에 나왔다.

NORAD도 이날 성명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서 분리된 물체가 궤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 또는 발사체에서 낙하한 물체가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NORAD는 위성 상황이나 지구상의 핵미사일이나 전략폭격기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곳이다. 이번에도 북한 광명성 3호 위성이 보내는 고유 신호를 추적해 성공여부를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기술력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가 계속 지연되는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이 쏘아올린 것과 비슷한 로켓을 직접 만들어 인공위성을 띄우는 것을 가정할 때 우리나라 보다 5~7년 정도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에 발사된 북한 은하3호는 2단(상·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 달리 3단으로 구성돼있다. 이륙을 위해 가장 큰 힘이 필요한 1단(최하단)은 30t중의 추진력을 가진 로켓 엔진 4개를 묶어 만든 형태다. 결국 북한 로켓 1단의 최대 추진력은 120t중 정도이고, 로켓 무게는 80~90t 정도로 추정된다. 총 중량이 140t인 나로호의 경우 1단(하단) 최대 추진력이 170t중으로, 북한 로켓보다 1.5배 정도 크다.

북한 로켓의 정확한 재원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높이는 30m 정도로 나로호(33m)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이번 로켓 발사의 목적은 고도 300㎞ 안팎의 저궤도에 로켓 맨 앞 부분에 실은 위성을 올려놓는 것이라는 점에서 나로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2단의 나로호는 상대적으로 추진력이 큰 1단의 힘으로 고도 약 200㎞까지 솟아오른 뒤 2단을 점화해 약 300㎞에 이르지만, 북한의 로켓은 1단이 고도 100㎞ 정도에서 일찍 분리돼 2단(20~30t중)과 3단(10t미만)이 차례로 로켓을 밀어올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다.

로켓에 실린 위성인 `광명성3호` 2호기 성능은 정상 궤도 진입 확인 정도의 용도로 조악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나로호에 탑재된 나로과학위성의 경우 광섬유를 이용한 펨토초 레이저 발진기, 이온층관측센서, 적외선 센서, 레이저반사경, 우주방사선량 측정센서 등을 통해 실제로 우주공간에서 관측과 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정부는 이날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북한이 이러한 도발을 강행한데 대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