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리스(paperless)`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 중에 빌게이츠가 있다. 빌게이츠는 1999년 발간한 `생각의 속도-디지털 신경망 비즈니스`라는 저서에서 디지털 정보의 흐름이 중심이 되는 2000년대는 스피드의 시대로 `페이퍼리스 오피스`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 종이 사용 억제를 강력하게 추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97년 한 해 동안 최소 4000만달러를 절감했고 업무처리 비용과 시간 역시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전자문서 기반으로 생각을 바꾸면 기업의 업무혁신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012년 12월 10일 우리나라는 전년에 이어 다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하면서 8대 세계무역대국에 진입했다. 전자무역망(uTH)을 통해 7만여 기업과 무역 유관기관들이 전자문서를 유통한 결과도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UN 전자정부평가`에서 세계 1위(2012),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지수`에서도 세계 1위로 전자정부와 정보통신 부문 위상은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지수`는 세계 13위(2010)에 머물러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간의 전자문서 활용 수준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재작년 `녹색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자문서 활용정책`을 수립했다. 또 전면 개정된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유통 중심 전자문서 활성화 기반을 마련했다. 그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 샵(#)메일 활용은 공공부문과 민간기업 간 전자문서의 유통을 활성화시키고 업무 효율성을 크게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1일부터 먼저 정부와 법인사업자 대상으로 #메일 주소 공식 접수를 시작했다. 내년 1월 15일부터는 개인도 공인전자주소를 발급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과 국민은 이제 인터넷에서 안전하게 전자문서를 유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주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간 정부, 공공기관, 민간기업, 개인이 오프라인으로 처리하던 내용증명이나 등기우편업무, DM발송업무, 증명 발급과 유통 업무, 고지·통지·송달 업무, 그리고 보안의 문제가 있음에도 인터넷메일로 발송하던 각종 문서들은 #메일의 등장으로 보다 경제적이고 안전하게 유통할 수 있게 됐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에서 #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 계약에서 #메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산업계뿐만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도 기업들에 #메일 활용을 홍보·지원해 업무활용을 통한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 기업, 국민 모두 #메일 주소를 하나씩 가지고 활용해 스마트한 녹색 세상을 구현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윤수영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장 yunsooyoung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