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소 경쟁 2라운드 돌입

향후 국내 배출권거래를 담당할 주무기관 선정을 놓고 한국거래소와 전력거래소 유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거래소 지정 관련 고시가 적어도 새해 상반기에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양 기관의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7월 배출권거래제의 주무부처가 환경부로 결정되면서 2008년 `탄소배출권거래소 설립·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한국거래소가 배출권거래소 유치 유력기관으로 점쳐졌던 예상과 달리, 양 기관 사이에 다시 한번 유치경쟁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거래소는 유치 전략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보다는 포럼과 세미나 등을 통해 배출권 관련 단체들과 네트워크 확보 등 잠행전략을 펼치고 있다. 환경부에서 배출권거래소 관련 고시를 아직 내놓지 않고 있는 만큼 예상 가능한 선에서 자격요건 준비를 하고 시장거래 활성화의 중요성을 알려 명분 확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니다.

환경부 고시가 나온 이후부터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시가 나오면 배출권거래소 유치의 구체적 목적이 나오는 만큼 인력 충원과 전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시장거래 시스템과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 등도 준비하고 있어 고시 발표 1년 뒤인 2014년부터 모의 배출권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거래소 역시 배출권거래소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기후변화팀을 신설해 배출권거래소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배출권 관리 역량을 증명하는 차원에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의 기준인 탄소배출계수 설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무부처에 대해서도 크게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전력과 환경, 배출권에 대한 전문성과 그간의 준비작업, 배출권거래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역량이 배출권거래소 유치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범사업도 모의 거래방식보다는 일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실제 시스템과 배출권을 이용한 실증을 검토하고 있다.

환경부 역시 배출권거래소 후보로 양 기관을 모두 염두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MOU 관계가 있지만 최종 결정에 크게 좌우할 요인은 아니다”라며 “관련 고시의 규정에 따라 충분한 자격요건을 갖춘 기관을 투명하게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새해 1분기에 배출권거래소 시법사업을 추진하고 상반기 내 배출권거래소 지정 관련 고시를 완성할 예정이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