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피터팬 증후군`(중소기업, 중견기업 성장 회피) 현상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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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는 2007년 매출액 380억원에 종업원수 249명으로 중소기업 졸업을 앞뒀다. 회사는 3년이 지난 지난해 매출이 84.2% 증가한 700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중소기업이다. 해외법인을 설립해 국내 인력은 3년 전보다 6명 증가한 255명에 그쳐서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회피하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으로 추정되는 사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성장저해 요인 실태조사` 과정에서 파악했다. 전경련 측은 A사가 `상시 근로자 수에 해외법인 종업원이 합산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사처럼 졸업을 앞두거나 갓 졸업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인 29.5%는 졸업을 회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 잔류를 위한 인위적 방법으로 `분사·계열사 신설`(38.8%), `임시근로자 확대로 상시 근로자 수 조정`(29.0%), `사업부문 매각·매출 조정 등 외형 확대 포기`(16.1%), `생산기지 해외 이전`(12.9%) 등을 활용했다.

졸업회피 방안을 검토하지 않은 기업도 향후 기준을 충족했을 때 대응 방안으로 27.2%가 `상시근로자 또는 자본금 조정`(17.6%), `해외법인 설립`(5.4%), `외형확대 포기`(4.2%) 등 중소기업으로 남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응답했다. 신규 사업 투자 등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주력한다는 대답은 25.6%에 불과했다.

이들 기업은 중견기업 성장을 막는 요인으로 `정책금융〃조세지원 혜택 축소`(24.8%), `시장진입규제〃세무조사〃회계감사 등 각종 규제와 부담 증가`(22.3%) 등 지원혜택 축소와 규제 증가 등 제도적 애로(47.1%)를 많이 들었다. 지원혜택 축소를 견딜 자신이 없는 셈이다.

피터팬 증후군 개선 과제로는 `성장동기 고취를 위한 중견기업 육성 방안 강구`(40.7%), `중소기업 정책 지원 및 육성 대상 선정 시 획일적 기준 적용 방식 변경`(32.0%),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 누진졸업제 도입`(12.8%) 등을 들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규제와 부담을 늘려 기업성장을 가로막기보다는 성장 경로별로 차별화된 지원정책을 펼쳐 중소기업 성장 동기를 고취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표】중소기업으로 남기 위한 인위적 구조조정 방법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