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고전략책임자 “집에서 아이폰, 맥북 쓰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진 중 한 명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의 견고한 생태계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 역시 현재의 단말기 중심적 철학에서 생태계 중심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 최고전략책임자 “집에서 아이폰, 맥북 쓰는 이유는...”

13일(현지시각)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영 손(한국명 손영권) 삼성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사장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손영권 사장은 지난 9월 삼성전자에 스카우트되어 삼성전자의 실리콘밸리 먼로파크 소재 스트래티지&이노베이션센터를 담당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손영권 사장은 애플에 대해 “매우 혁신적인 기업”이며 삼성전자의 고객이면서 첨예한 경쟁자라고 언급했다. 또 자신은 회사에서는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지만 집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을 늘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 단말기 자체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긴밀히 결합되어 있는(sticky) 애플 생태계 시스템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 생태계 시스템 때문에 소비자들은 애플 제품군 구매를 편하게 여기며 애플의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애플 생태계로 가까이 유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손 사장은 기자의 삼성 갤럭시 넥서스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더욱 뛰어난 디스플레이, 더욱 빠른 성능 등 단말기 자체로는 (애플 아이폰보다)훨씬 더 좋은 제품이지만 (단말기와)연결된 생태계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썼다. 또한 손 사장은 삼성전자가 완전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손 사장은 인터뷰에서 “애플의 경쟁력은 제품(단말기) 그 자체가 아니다”라며 “소비자들은 아이클라우드와 같은 애플의 생태계를 좋아한다”고 지적했다. 또 “6000마일 이상 떨어진 한국의 내 가족들 역시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내 일정과 사진 등을 볼 수 있으며 이는 매우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애플만의 고유(proprietary) 아키텍처라고 지적했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는 더욱 많은 단말기를 제공할 것이지만 삼성전자의 현재 철학은 단말기 중심적(`device-centric`)이며 단말기 자체를 경험하는 것이지, 연결되는 방식을 경험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협력사들과 오픈생태계를 활용하면 삼성전자가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달 먼로파크의 스트래티지&이노베이션센터, 팔로알토의 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담당할 R&D센터를 2개 설립했다. 손영권 사장의 인터뷰 기사 전문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웹사이트(http://www.technologyreview.com/news/508306/the-man-looking-to-turn-samsung-into-a-silicon-valley-trendsetter/)에서 읽을 수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