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생산성 향상, 공급망 효율화
제조 기업은 올해 생산성을 높이고자 생산관리시스템(MES)과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했다. 공급망 효율화를 위해 공급망관리(SCM) 시스템 혁신에 착수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은 경영 효율화와 의사결정 속도를 향상을 위해 글로벌 표준 프로세스 확립에 힘썼다.
연초 현대기아차가 업계 최대 규모 PLM 프로젝트 1단계를 완료했다. 하반기엔 현대기아차 외에 만도, 현대모비스, 현대캐피코 등 부품 계열사로 PLM 구축 사업이 확대됐다. 개발 단계부터 표준화된 제품 정보를 글로벌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연계하기 위해서다.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전자제어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하려 현대오트론을 별도로 설립하기도 했다.
신도리코는 신제품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 연구개발(R&D)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글로벌 PLM 시스템 개발이 핵심으로 글로벌 개발 협업 속도를 높여 개발 시간을 단축하는 게 목적이다.
LS산전은 `스피드 경영` 지원을 목표로 SCM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SCM 개선 활동을 추진해온 LS산전은 수요 예측과 판매계획, 생산계획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필립스전자는 업무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아웃소싱 효율화를 위해 모든 서비스 창구를 단일화하는 `원 서비스 데스크` 방식을 도입했다. 아웃소싱 관련 모든 이슈를 원 서비스 데스크에서 처리한다. 필립스전자는 프린팅 효율화를 위한 `원 프린팅(프린팅 아웃소싱)`과 모바일 오피스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물류·유통-글로벌 의사결정 속도 향상, 보안 강화
물류 기업은 글로벌 ERP 시스템을 하나로 연계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대표적 사례가 범한판토스가 추진한 글로벌싱글인스턴스(GSI) ERP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초 GSI ERP 구축에 착수해 마무리 단계다. 글로벌 프로세스 표준화로 의사결정 정확도를 높이고 신속성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CJ범한통운은 지난해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함에 따라 GSI ERP는 잠시 미루고 내부 효율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대한통운이 추진하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마무리와 시스템·업무 통합에 집중하고 이후 GSI ERP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통업계 최대 이슈는 보안이다. 인터파크 등 유통사 대부분이 개인정보보호법에 대응해 망 분리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DB접근제어 고도화를 추진했다. 지능형지속보안위협(APT) 공격과 악성코드 대응 모의훈련도 부쩍 늘어난 한 해였다. 이에 따라 유통사는 개인정보관리실태점검과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강화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유통업계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적용이 본격화된 해였다. 이마트 같은 대형 마트와 CU 등 편의점에서 NFC를 인식할 수 있는 기기를 적극적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유통업계 전체가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IT투자도 줄었다. 특히 내년에는 경기가 더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활발한 IT투자가 이뤄지긴 힘들 전망이다.
◇대학-차세대 프로젝트와 정보보안 강화
대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됐다. 한양대학교는 지난해부터 학사행정과 일반행정 등 전체 시스템을 재개발하고 있다. 세종대학교도 올해 개발에 착수했고 고려대학교는 2014년 3월 오픈을 목표로 행정시스템과 연구시스템 전면 재개발에 나섰다.
이 외에 이화여자대학교가 최근 차세대 프로젝트를 마무리했고 서울대학교는 1차로 행정시스템을 오픈했다. 서울대학교는 법인 전환에 대응해 시스템을 개발했다. 순천향대학교도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한양대학교 차세대 프로젝트는 1990년대 말부터 사용되던 시스템을 전면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행정, 학사, 연구개발, 부속기관 별로 분리돼 있던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는 게 목적이다. 기존엔 시스템 환경이 각자 다르다 보니 업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통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현재 행정시스템은 일부 테스트 단계에 돌입했으며 학사시스템은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차세대 프로젝트 외에 대학 정보화 투자는 주로 보안 강화에 집중됐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여러 대학에서 DB암호화 사업을 추진했다. 그룹웨어에 있는 개인정보와 학생 DB, 일반 행정정보에 있는 개인정보는 모두를 암호화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대학에서 암호화에 힘을 쏟았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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