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스타트업 모델]자전거의 착한 변신 `트리플 자전거`

아이 키우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직장과 병행하는 육아의 어려움도 크지만 아이에게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옷이든 먹는 거든 장난감이든 하나부터 열까지 가장 좋은 것으로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하지만 비용은 한도 끝도 없다.

[좋아요!스타트업 모델]자전거의 착한 변신 `트리플 자전거`

제너아이가 선보인 트리플 자전거. 사진 속 세발자전거는 필요에 따라 밸런스자전거와 두발자전거로 변신한다. 박태란(가운데)·김정근 공대대표(오른쪽 첫 번째)와 제너아이 팀원들.
제너아이가 선보인 트리플 자전거. 사진 속 세발자전거는 필요에 따라 밸런스자전거와 두발자전거로 변신한다. 박태란(가운데)·김정근 공대대표(오른쪽 첫 번째)와 제너아이 팀원들.

육아 비용 중 가장 부담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모차. 해외 브랜드가 대부분이고 웬만하면 100만원을 호가한다. 비싸게 유모차를 구입해도 1~2년 사용하다 아이가 크면 바로 무용지물. 이후에는 대개 자전거가 필요하다. 그냥 자전거 한 대가 아니다. 아이 성장에 따라 필요한 자전거도 달라진다. 쑥쑥 크는 아이와 달리 기존 제품은 점점 쓸모없어진다. 고가 제품을 고작 한두 해 쓰고 창고에 넣어 두는 것은 자원 낭비, 돈 낭비란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문제 의식이 있으면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법.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것이 스타트업 속성이다. 스타트업 `제너아이(Genre-i)`는 아이 성장에 따른 비용 문제에 확실한 대안을 제시했다. 일명 `트랜스포머 자전거`라 부르는 `트리플 자전거`를 통해서다.

제너아이가 개발한 트리플 자전거는 2~7세까지 아이 성장에 따라 변신 가능한 자전거다. 처음에 2~3세용 세발자전거로 시작한 트리플 자전거는 4~5세용 밸런스 자전거, 6~7세용 두발자전거로 변신한다. 원리는 간단하다. 기존 자전거 프레임을 필요에 따라 해체 후 재조립한다. 메뉴얼을 보고 10분 정도면 누구나 조립할 수 있을 정도로 과정도 간단하다. 한번 구매로 장기간 이용 가능한 트리플 자전거의 가격은 40만원 내외. 제품을 하나하나 사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변신 과정은 간단하지만 트리플 자전거 탄생은 결코 쉽지 않았다.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변신하는 데 걸린 시간만 5년. 처음 외주로 시작했던 제품 개발은 비용 문제로 제너아이가 전담했다. 하나하나 공부하며 디자인부터 시제품까지 직접 모든 것을 다 해냈다.

3년 전부터 월급을 못 가져갈 정도로 힘든 시간이 이어졌지만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 결굴 트리플 자전거 개발을 완성했다. 현재 양산에 들어가 내년 초 마트와 백화점을 통해 판매된다. 변신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안전성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정근 제너아이 대표는 “타이어는 유명 제조사에서 쓰는 제품을, 자전거 프레임은 산악용자전거(MTB)에 쓰이는 T-6061을 쓰고 있다”며 “유아용 자전거지만 성인 남성이 타도 전혀 문제없을 정도로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제너아이는 국내 유일 유아용 자전거 제조업체다.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을 들여와 상표만 붙여 파는 것이 아니라 제조의 70% 이상이 국내에서 이뤄진다. 트리플 자전거로 한국 제조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이 제너아이의 목표다. 김 대표는 “덕성ENG, 우상기업사 등 협력업체와 한국 우수 제조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며 “중국과 생산 단가 차이를 기존 4배에서 1.5배로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너아이는 내년 가을 트리플 자전거에 유모차를 더한 제품을 출시한다. 자전거 구매 고객은 추가 옵션 구매로 유모차를 만들 수 있다. 이후 유모차가 페달카, 어린이용 전동카로 변신하는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박태란 공동 대표는 “내년 트리플 자전거 1만8500여대 판매, 매출 32억원이 목표”라며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도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표]제너아이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