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재판기록을 열람ㆍ복사할 때 직접 보거나 복사기를 쓰는 방법 외에 휴대전화, 카메라, 스캐너로도 촬영ㆍ복사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은 새로운 저장매체 및 복사기기를 이용한 재판기록 열람ㆍ복사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의 `재판기록 열람ㆍ등사규칙 전부개정안`을 오는 20일 대법관회의에서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새 규칙에 따르면 재판기록 열람ㆍ복사 신청인은 법원이 지정한 장소에서 복사기 외에도 사진기, 스캐너 등을 이용해 촬영ㆍ복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된 스마트폰이나 휴대전화, 휴대용 스캐너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자파일(디스크 포함)의 열람ㆍ복사 수수료는 사본(종이) 출력 1컷당 500원이며 1장 초과 때마다 크기에 따라 50(3×5)∼150원(8×10)을 더 낸다.
복제는 1건(700MB 기준)당 500원이며 초과시 350MB마다 300원이 추가된다.
열람만 하면 1건(10장 기준) 1회당 200원이며 10장 초과시 10장마다 100원이 늘어난다.
대법원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고 휴대용 스캐너가 많이 보급되면서 일선 법원에서 이런 기기로 기록의 특정 부분을 촬영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개선 요청이 많이 제기됐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법원 실무에서는 스캔이나 사진 촬영을 허용한 사례가 있으며 대한변호사협회도 법원에 스캔, 촬영 허용을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성폭력 범죄 등 개인정보 보호가 필요한 사건이나 사진 촬영을 허가하기 어려운 자료의 열람ㆍ복사는 제한 또는 부분 허용한다.
이를 위해 열람ㆍ복사의 대상과 방법을 재판장이 지정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재판장은 특정 사건의 공판기록 열람ㆍ복사를 불허하거나 적당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고 녹음물ㆍ영상녹화물ㆍ속기록 등의 경우 사본 교부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사고 우려가 있다면 열람ㆍ복사를 중지ㆍ제한할 수 있다.
이밖에 규칙명을 `재판기록 열람ㆍ등사 규칙`에서 옛날식 표현인 등사를 빼고 `재판기록 열람ㆍ복사 규칙`으로 바꾼다. 규칙은 확정 후 연내 공포하면 바로 시행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도 시대 조류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며 "현재 녹음물이나 영상녹화물은 전자파일 형태로 제공하고 있고 전자소송에선 당사자가 직접 기록을 출력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방식을 계속 도입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