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분야 중소업체들이 독일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을 위한 합종연횡에 나선다. 업체별 기술적 강점을 앞세워 2022년까지 단계적인 탈원전 정책을 펼치는 독일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업계 따르면 벡셀·파워테크·세향산업·엘엔에프신소재 등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일의 전력기기 업체인 M사와 독립형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완성 시점인 새해 1월께 구체적인 사업협력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교환할 방침이다. 국내 개별기업이 독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있지만 이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해에만 약 200억원의 수출계약이 예상된다.
이들은 가정용부터 빌딩 등 산업용에 사용되는 1∼30㎾h급 독립형 태양광 발전기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독일 업체의 태양광 발전 모듈을 기반으로 백셀의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용한 ESS를 공동 개발한다. 파워테크는 대용량 2차전지 팩시스템을, 세향산업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및 인버터 제조 기술로 협력했다. 이와 함께 국내 2차전지 소재업체인 엘엔에프신소재의 양극화물질도 포함됐다.
벡셀은 외부 온도에 민감한 ESS 특성을 고려해 고성능 리튬이온 2차전지를 채용하고 파워테크는 팩시스템 설계에서 전기자동차용 팩 기술을 적용, 고온에서의 성능 열화 및 밸런싱 등의 단점을 극복했다. 세향산업은 독일의 까다로운 제품 인증에 따른 독립형 시스템용 고효율 인버터와 ESS 전용 BMS를 개발했다. 엘엔에프신소재는 리튬이온전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성능 개선을 위해 코발트나 삼성분계보다 안전한 양극화물질(LMO)을 채용해 제품화했다.
김용환 벡셀 사장은 “독일 시장 진출은 각 분야별 기술 강점을 가진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가능한 것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약 200억원의 수출이 예상된다”며 “독일을 기반으로 유럽 전역의 시장 확대는 물론 전기차 개조 솔루션 등 사업 영역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