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한민국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문화 키워드로 `복고열풍`과 `힐링문화`가 꼽힌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성공으로 90년대를 회상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이 출시됐고, 방송에서 IT에 이르기까지 `힐링` 옷을 입은 마케팅이 유독 눈에 띄었다.
`복고열풍`은 20~30 세대를 타깃으로 `90년대 스타일 추억여행`, `추억 돋는 불량식품` 등이 소셜커머스 등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패션업계는 레트로 빈티지(Retro Vintage)가 강세를 보이면서 90년대의 대표적 유행 스타일인 청남방에 이어 밀리터리룩, 항공점퍼, 운동화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들이 진열대를 장악했다.
복고열풍은 디지털 IT기기까지 확대됐다.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미니 냉장고는 `빈티지 냉장고`로 유명세를 탔고,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필름 카메라의 감성과 비슷한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구현한 올림푸스 OM-D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힐링문화`로는 SBS `힐링캠프`가 출연자들의 진솔한 고백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소설가 박범신, 가수 싸이부터 혜민 스님, 영화감독 김기덕 등 저명 인사들이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놔 감동을 선사했다.
음악에서도 윤건과 로이킴의 `힐링이 필요해`, 나얼의 `바람기억`, 정원영의 `걸음걸이주의보` 등 세련된 감성 곡들이 힐링음악으로 감동을 줬다.
이러한 문화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 등 IT 업계에도 영향을 줬다.
CJ E&M 넷마블이 지난 5월 출시한 온라인 게임 `모두의 마블`은 PC방 게임순위 17위권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넷마블은 흥행에 힘입어 모두의 마블의 소셜앱인 `모두의 마블 플러스`도 선보였다. 모두의 마블은 캐쥬얼하면서도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게임성으로 호평, 2012 대한민국게임대상 최종본선 후보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네오위즈인터넷은 세이클럽에 `추억의 PC통신` 서비스를 내놨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등장한 PC통신 채팅을 인터넷 상에 구현한 것. 모뎀소리는 물론 파란색 바탕의 화면에서 텍스트를 주고 받는 기능까지 모두 완벽하게 과거 PC통신 채팅 서비스를 재현했다. 접속 순간 `atdt 01410` 입력화면을 볼 수 있으며 `/h`, `/q`, `귓속말` 등 추억의 명령어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는 지난 12일 오픈한 세이톡이 화제다. 채팅에 `힐링`을 접목한 서비스로, 마케팅은 복고 스타일로 진행했다. 출시 후 앱다운로드 상위권에 랭크되고,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정식 오픈 전, 구글, 애플,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등 마켓에서 ‘위메프’로 유명한 원더홀딩스 계열사가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홍보에 일조했다.
비실명제 익명기반 서비스인 세이톡은 500여 개가 넘는 고민상담방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고 정서를 공유하는 `힐링 채팅`으로, 순수하고 즐거웠던 90년대 채팅의 경험을 모바일에서 최대한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화평론가들은 "3040 세대들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에 목 말라 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최근의 힐링문화와 싸이의 성공으로 본 복고풍 인기에서 보듯 모바일에 감성 문화를 덧댄 상품들이 2013년 문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