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이 없어 일명 `깡통PC`로 불리는 제로클라이언트가 순수 국내 중소기업 기술로 개발됐다. 가상 데스크톱(VDI) 시장을 겨냥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로클라이언트를 내놓았지만 중소기업이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업코리아(대표 마태봉)는 2년여 개발 끝에 VDI와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등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오픈PC 제로`를 17일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하이퍼바이저`를 사용하는 오픈PC 제로는 모니터 일체형과 모니터 후면 부착용(박스형) 제로클라이언트로 나뉜다.
모니터 일체형은 노후 PC를 제로클라이언트로 교체할 때, 박스형은 기존 PC(모니터)를 제로클라이언트화할 때 사용된다. 소비전력은 모니터 일체형이 시간당 27와트(W), 박스형이 시간당 7W로 200~250W를 사용하는 일반 PC에 비해 전력 소모를 대폭 낮췄다.
오픈PC 제로의 가장 큰 특징은 VDI와 인터넷 검색 환경을 동시에 구성할 수 있는 `듀얼 클라이언트` 기능을 `옵션`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제로클라이언트는 PC에 개인 공간이 전혀 없이 내부 업무에만 접속해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픈PC 제로는 사용자가 독립적으로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인영역을 제공한다.
설정하기에 따라서 순수 제로클라이언트로만 활용하든지, 인터넷 검색용 PC를 별도 구성해 VDI와 망분리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검색용 PC 환경은 공개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라이선스 비용을 최대한 낮췄다. 이 영역에는 리눅스 운용체계(OS)와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한다. 오픈 오피스인 리브레오피스를 사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기존 망분리 환경은 인터넷으로 내려받은 파일이나 첨부파일을 편집·수정할 때 보안 USB로 업무 영역으로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리브레오피스를 활용하면 인터넷 환경에서 직접 MS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를 읽기·쓰기·편집·수정할 수 있다.
마태봉 백업코리아 대표는 “제로 클라이언트 기반 VDI 환경에서 가장 많은 요구사항은 개인 프라이버시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라며 “이런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차별화되고 독창성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듀얼 클라이언트 기능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오픈PC 제로는 이 외에도 USB 방식 무선랜 지원,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데이터 저장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는 MS 하이퍼바이저를 지원하지만 시트릭스를 시작으로 지원 가능한 가상화 솔루션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가격은 다른 모니터일체형 제품보다 저렴한 40만원 이하로 책정할 방침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