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첫 '마그네슘전지 전기차' 개발임박

조병원 KIST 박사 개발, 세계 첫 시험주행 성공

세계 첫 마그네슘 전지 전기자동차가 우리 손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연구진이 마그네슘-공기전기 배터리 핵심기술을 개발해 시험주행에 성공했다.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무게당 에너지 보유량이 5배 이상 크다. 기존 전기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인 긴 충전 시간과 충전 인프라 부족을 해결할 교체방식 마그네슘-공기 전지 기술이다.

KIST 조병원 박사와 마그네슘-공기전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KIST 조병원 박사와 마그네슘-공기전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자동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융합연구단 조병원 박사는 마그네슘-공기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전극과 전지 구조를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공기전지 자동차 시험주행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마그네슘-공기전지는 마그네슘 금속과 공기 중의 산소를 전극물질로 이용함으로써 용량을 극대화한 전지다. 전기자동차나 비상 전원과 같은 고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중·대형 전지시스템으로 각광받는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인 일회 충전 후 500㎞ 이상 주행하는 전기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전지 에너지밀도 700Wh/㎏ 이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마그네슘 음극에서의 반응 효율이 낮고 공기 양극에서의 반응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그네슘 음극과 공기 양극의 새로운 화학조성과 전지구조를 개발했다. 여러 물질의 합성을 통해 개발한 마그네슘 음극과 공기 양극의 탄소 소재 조성과 구조를 변경해 개발한 마그네슘-공기전지는 반응 효율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에너지효율과 에너지밀도도 향상시켜 기존에 비해 출력을 두 배 정도 향상시켰다.

특히 마그네슘-공기전지는 방전됐을 때 마그네슘 금속판과 소금물 전해액을 10분 안에 교체할 수 있다. 기존 리튬 2차전지의 단점인 긴 충전시간(최소 2시간 이상)과 충전인프라 부족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마그네슘은 원재료 확보가 어려운 기존 리튬계 전지와 달리 국내에 매장량이 많다. 지난 11월 강원도 옥계에 포스코 마그네슘제련소가 준공돼 수입에 의존하던 리튬을 마그네슘으로 대체해 완전 국산화할 수 있다. 조병원 박사는 “개발한 전극조성 및 전지구조 기술은 전기자동차, 비상발전용 전원장치 등 중대형 전지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는 마그네슘-공기전지의 주요 이슈를 해결한 것”이라며 “지금 휘발유에 비해 세 배 정도 비싸지만, 향후 기술이 최적화되고 반응 부산물인 수산화마그네슘의 재활용 기술 등이 개발되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