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업계 줄도산 우려...위기 현실화되나

LED 등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목받아온 광산업이 위기에 처했다.

`광산업 메카`로 알려진 광주 첨단산단의 경우 올 한해동안 20여곳의 중소기업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기업지원 기관 예산도 30~50% 가량 줄어들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지원책마저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중소기업 줄도산이 불가피한 국면에 처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00년부터 8448억원을 들여 육성해온 `광산업` 정부 지원이 연말 모두 마무리된다. 당장 내년부터 호남권광역선도산업으로 지원되는 40여곳을 제외하고는 기업지원이 힘든 상황이다. 실제 360여 곳의 광산업체 가운데 90%는 업체 스스로 연구개발과 판로개척을 고민해야 할 처지다.

지원기관 구조조정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광산업진흥회는 조직경영합리화를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내년 초 15명의 정규인원 가운데 자연감소 인원을 포함해 3명의 인력을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예산이 줄면서 최후수단으로 인력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진흥회 설립이래 최초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예정이어서 직원사기도 크게 저하됐다.

진흥회는 경상비 절감을 위해 업무용 차량 운행 중단, 홍보예산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 광기술연구조합 운영과 R&D기획 참여 등 외부자금 유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광주테크노파크 사정도 비슷하다. 올해 800억원에 달하던 예산은 내년에 반토막 날 처지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기업지원프로그램과 자체 운영비 마련이 힘든 상황이다. 이를 위해 광주테크노파크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예산을 최종 확정했다. 통합특화센터 신설 등 신사업 수주를 통해 예산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다.

광주시가 선정한 신지역특화사업에서도 광산업이 배제되면서 광산업계에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미래 먹을거리산업으로 성장할 신지역특화산업으로 스마트가전산업을 비롯한 복합금형산업, ICT콘텐츠산업, 디자인융합산업, 생체용소재부품사업을 선정했다. 신지역특화산업은 광주시와 지식경제부가 지역 산업여건과 특화자원 등을 고려해 지역 특성에 맞게 육성하는 사업이지만 광산업이 신지역특화사업에 빠지면서 지자체 육성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산업계 관계자는 “직원 급여를 제대로 주지 못하는 곳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관련 중소기업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원예산이 사라지게 되면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있는 우수기업들도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기술력 향상사업, LED허브기관 구축사업 등 대비책을 마련해 두고 있다”며 “광주가 광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OLED, 광센서 등 틈새시장을 적극 발굴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