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각 기업의 색깔에 맞는 전략을 구상 중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해외시장 개척, 비상경영, 특화제품 투자 등 각 사의 체질에 적합한 불황돌파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제경기 침체와 거대시장 중국의 수요부진으로 지난 상반기부터 석유화학업계에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염화비닐(PVC),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이렌(ABS) 등 범용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줄어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각 사별로 최고 30% 낮춘 상황이다.
석유화학제품에서 전자·전기소재, 이차전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LG화학은 시장 선도 기업이 되기 위한 R&D 강화와 핵심사업 투자 지속 등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미 특화제품을 개발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황에 따른 타격을 덜 받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고기능 친환경사업 분야 확대로 시장을 이끌고 이차전지는 성능과 가격 우위의 차별화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폴리프로필렌과 에틸렌 제품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호남석유화학이 선택한 전략은 내실화와 해외시장 개척이다. 호남석화는 하반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에너지절약 등 녹색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여기에 범용제품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동남아 지역을 노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사업, 중국 에틸렌옥사이드 및 허페이 복합수지 합작사업 등을 통한 해외진출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선택한 전략은 역발상이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슬로건으로 공격투자를 감행, 불황 이후 글로벌 화학업체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금호석화가 주목한 제품은 차세대 친환경 합성고무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다. 현재 생산능력 2만4000톤을 2014년 상반기까지 18만4000톤으로 7배 확대해 세계 1위 생산능력을 보유한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금호폴리켐도 2014년까지 에틸렌프로필렌 합성고무(EPDM) 25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해 세계 3대 메이커로 도약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은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범용제품 매출 확대와 태양광사업과 연계되는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등 특화제품 투자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4만톤의 EVA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석유화학산업에서는 선행적이고 적극적인 변신만이 미래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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