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정에서도 미국 내 스마트기기 판매 금지 위기를 모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특허청(USPT)이 19일(현지시각) 애플 핵심 특허 중 하나인 `핀치 투 줌(Pinch to Zoom)`에 대해 잠정적으로 무효 판정을 내리는 등 삼성전자가 애플과 특허전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20일 미국 지식재산권 전문기업 테크아이피엠 이근호 대표는 지난 18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이 애플이 제기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미국 내 영구 판매금지를 기각함에 따라 ITC도 판매금지 판결을 내리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최근 미국 내 특허 소송 판결은 특허권자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특허 본연의 목적인 기술혁신과 경제발전, 사회 기여를 모두 만족시키는 쪽으로 나가고 있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판매금지 대신 배상액으로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것이 최근 미국 법조계 조류”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사법부가 판매금지가 과도하다며 기각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행정부인 ITC도 이와 충돌하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ITC는 지난 10월 삼성전자가 애플 디자인 특허 1건과 상용 특허 3건 총 4건을 침해했다고 예비 판정했다. ITC는 전체 회의를 거쳐 내년 2월 25일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USPT가 애플 특허를 잇달아 무효화한 것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USPT는 `바운스 백`과 `휴리스틱스를 이용한 터치스크린 디바이스, 방식,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에 이어 19일(현지시각) `핀치 투 줌` 특허까지 무효 판정을 내렸다.
USPT는 핀치 투 줌 특허와 관련한 청구항 21개에 대해 모두 거절(Reject) 결정을 내렸다. 핀치 투 줌 특허는 손가락 멀티 터치로 화면을 확대·축소하는 기술이다.
새너제이 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한 특허 중 한가지로 손해배상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USPT의 애플 특허 무효는 최종 확정은 아니며 애플이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