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손가락 끝으로 추위와 더위 상태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람이 느끼는 추위와 더위 상태에 따라 스스로 조절되는 냉난방 시스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카이스트(KAIST) 조영호 교수팀은 사람 손가락 끝의 말단 혈류량을 측정해 추위와 더위상태를 측정하는 인지형 말단 혈류량 측정기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온·습도가 아닌 사람이 직접 느끼는 추위와 더위 상태에 따라 스스로 온도가 조절되는 인지형 냉난방기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조영호 교수와 심재경씨(박사과정, 제1저자), 윤세찬 박사가 참여한 이 연구 결과는 미세전자기계시스템 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이크로메커닉스 & 마이크로 엔지니어링` 12월호에 게재됐다.
냉난방기는 실내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작동하지만 같은 온도와 습도에도 개인마다 느끼는 추위와 더위 상태(체감 온도·습도)는 다르다. 피부 말단 혈류량 변화는 일관돼 주변 공기의 온도나 습도보다 사람이 느끼는 더위와 추위를 직접적이면서도 일관성 있게 판단하게 한다. 추우면 말단 혈류량이 감소하고 더우면 증가한다.
지금까지 혈류량 측정기는 소자와 피부 사이의 접촉력에 따라 오차가 발생했다. 혈류량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측정기를 피부에 고정시켜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측정기는 하나의 소자로 혈류량과 접촉력을 동시에 측정해 보정한다. 사람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접촉력에 맞춰 정확한 혈류량을 측정한다.
지능형 냉난방 시스템 개발은 물론이고 심혈계 질병 모니터링 등 의료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조영호 교수는 “사람과 직접 교감하는 신개념 인지형 냉난방기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