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 업계, 친환경과 전자재료 두 날개로 난다.

국내 주요 필름 업체들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친환경과 전자소재 등 해외 업체들이 선점한 고부가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하는 추세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면서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C·미래나노텍·상보 등은 필름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신규 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 붙였다.

국내 처음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필름 사업을 시작한 SKC는 최근 PET 필름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열 수축 필름과 광학필름 수요가 모두 증가하면서다.

지난 10월 SKC는 연산 4만톤 규모의 PET 필름 공장과 20만톤 규모의 PET칩(PET 필름 원료) 생산 공장을 새로 지었다. 내년에는 중국에도 PET 필름 공장을 건설하며, 미국 공장도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ET 필름은 PET에 함께 쓰일 때 재활용을 위한 처리 과정이 간단해진다. PET 필름이 친환경 소재로도 각광을 받는 이유다. 최근 SKC는 세계 LCD 광학필름용 PET 필름 시장 점유율도 23%서 26%로 끌어올렸다. 또한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한 투명전극필름 개발에 성공했으며, 윈도8이 출시되면서 터치형 노트북에 채택되기 시작했다.

LCD TV용 복합필름 사업이 주력인 미래나노텍은 올해 다양한 필름 시장으로 확대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독자 개발한 윈도 필름의 성능을 인정받으면서 얼마전 SKC와 윈도 필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윈도 필름은 자동차나 건물 유리에서 자외선과 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새해부터는 이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도로표지판용 재귀반사시트 사업도 국내외 시장에서 서서히 물꼬를 트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외산 제품이 차지한 국내 공공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조달청 등록을 신청했다. 새해에는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LCD TV용 복합필름 업체인 상보도 윈도 필름과 산업용 필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복합필름으로 지난해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윈도 필름 사업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윈도 필름으로 건축용 시장에 진출하면서 윈도 필름 사업 매출 200억원을 전망했다. 이 외에도 미디어 제품 포장용 필름 등 다양한 시장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름 시장은 전통적으로 미국 3M 같은 외산 제품이 독식하고 있어 국산화로 인한 효과가 크다”며 “근래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상당히 향상돼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