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가려 한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플렉시블 LCD 연구개발이 재개됐다. 두루마리처럼 말리고 구부러지는 플렉시블이 아닌 곡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실내외 전광판이나 모니터 등에 사용할 대면적 곡면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에서 출발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플렉시블 LCD 선행 연구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부 연구소에서, LG디스플레이는 연구소 내 선행연구 조직에서 플렉시블 LCD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OLED로 제작하는 것이 더 쉽지만, 당장 대면적을 구현하기에 LCD가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는 10여년 전만 해도 플렉시블 LCD 개발이 활발했으나, OLED 시장이 열리자 관심이 시들해졌다. LCD 구조 자체가 OLED에 비해 복잡해 곡면 구현이 어렵기 때문이다. OLED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해결할 과제는 플라스틱 기판과 필름 봉지 등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LCD는 액정 구조와 셀 갭 안정화 문제, 백라이트유닛(BLU), 무라 현상 등 난제도 산적하다. 이 때문에 플렉시블 LCD 연구개발은 10여년째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각종 전시회 등에서도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최근 옥외 광고 시장이 커지면서 곡면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의 플렉시블 LCD에 다시 관심이 고조됐다. 노트북PC나 TV 등에서도 대형 화면에서 곡면을 적용하기 위해 플렉시블 LCD가 재조명됐다.
삼성과 LG는 연구개발의 초점을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구부러지는 제품보다는 곡면 LCD를 구현하는 데 맞췄다. 이를 위해 곡면에서도 셀 갭을 유지하는 기술과 BLU에서 균일한 휘도를 낼 수 있는 도광판 등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판공정도 OLED의 플라스틱 기판과 달리 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로는 플렉시블을 구현해도 매우 제한적인 용도에 그칠 것”이라면서 “진정한 의미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OLED로 탄생하겠지만 대면적 곡면 디스플레이에서 다시 LCD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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