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독도·동해 빠진 내비 장착 '논란'

수출차량에 독도와 동해 표기 없는 구글맵 적용 검토 `논란`

한일 간 독도 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기업이 다케시마와 일본해(Sea of Japan)를 표시한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차량을 수출하는 일이 내년에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수출 차량에 내장하는 내비게이션에 독도와 동해 표기가 빠진 `구글맵`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해외 수출용 차량 내비게이션에 구글로부터 지도데이터를 제공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르면 연내 계약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북아시아 헤드쿼터에서 직접 현대·기아자동차그룹에 구글맵 등 기업용 지도 서비스인 `지오` 솔루션 영업을 적극 진행했다. 이 계약은 연간 100만달러(약 10억원)로 북아시아 지역 지오 솔루션 공급으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기아차는 구글맵 적용 차량을 아직 최종 확정하지 않았지만, 세계 첫 안드로이드카인 `쏘울` 차기 모델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쏘울 차기 모델에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의 내비게이션이 오디오·비디오와 통합 형태로 내장될 예정이다. 이르면 새해 적용된다.

문제는 구글맵이 제공하는 글로벌 지도데이터에 독도와 동해를 단독 표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가 수출하는 차량이 독도와 동해가 아닌 다케시마와 일본해를 세계에 알리는 셈이 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가 홈페이지에 매장·서비스센터 안내 지도를 구글맵에 연동, 구현했다가 일본해 등이 표기돼 곤욕을 치렀다. 이 같은 논란 지적에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측은 언급을 피했다.

구글이 독도 표기를 수용할지 불투명하다. 국토해양부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일 간담회를 열어 구글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MS), 노키아 등 외국계 전자지도 서비스 제공 업체 대상으로 독도와 동해 표기를 정식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식 요청을 했지만 실제로 수정하도록 하는 것은 외교적 영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글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국내 지도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허용해주면 지명 수정을 본사에 요청할 수 있다”면서도 “본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지도데이터 국외 반출을 불허한다.

국내 지도데이터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수출차량의 내비게이션에 적용하기 때문에 지도데이터를 어쩔 수 없이 해외 업체로부터 제공받는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업체로서 구글에 제대로 된 지명표기를 강력하게 요구해 독도와 동해를 명시한 데이터를 받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6일 공식 출범할 아베 신조 일본 정부 차기 총리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 행사 추진을 유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명백히 한국의 고유영토인 독도를 두고 남의 나라가 지방정부든 중앙정부든 기념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용인할 수 없다"면서 행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