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인수위 인사 "전문가 중심으로 짜진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4일 대통령 당선 후 첫 인선카드를 내놓았다. 친박·영남인사를 배제해 앞으로 인사 폭이 광폭으로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일할 수 있는 실무형 인수위`, `낮은 인수위`라는 박 당선인 의중이 더욱 확실해졌다는 평이다. 그러나 수석 대변인으로 발탁된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가 국민대통합과 거리가 먼 분열주의 행태를 보여 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업무 능력이 인선 기준

박 당선인은 2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뒤 정권인수와 차기정부 인선 기준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구상은 이미 24일 인사에서 드러났다. 대선기간 자신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조윤선 전 대변인과 캠프 입노릇을 했던 박선규 전 대변인 등의 기용에서 이런 원칙이 적용됐다는 평가다.

유일호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전격 기용한 것 역시 민생 공약 이행에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세연구원장 출신으로 조세와 재정 전문성을 보고 발탁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의 임명에는 탈 논공행상, 탈계파에 대한 당선인 생각이 녹아있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친박·영남 인사 배제로 향후 인사 폭이 광폭으로 이뤄질 것임을 암시했다.

◇인수위는 전문가 중심으로

인수위는 정치색을 최대한 배제한 전문가 중심으로 짜일 공산이 크다. 민생대통령 공약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경제·복지·조세 전문가가 주축이 될 전망이다.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경제통인데다 박 당선인과 민생공약과 경제정책 이해를 같이 해왔다는 점에서 인수위원장 후보로 더욱 무게가 실렸다.

현역 의원 중에서도 지역구 의원은 최대한 배제하고 비례대표 위주로 가되, 각 분야 전문가 중 경선과 선대위를 거치면서 당선인의 정책방향을 잘 이해해온 인사가 발탁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의 정책공약을 총괄한 안종범 의원이 1순위로 꼽힌다. 조세·재정 전문가인 김현숙 의원과 경제학회회장인 이만우 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수석대변인 인선 논란

일각에서는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의 수석대변인 발탁이 `국민통합` 기조에 어긋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윤 수석 대변인은 대선 기간 중 우파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며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공격하는 글과 독설을 쏟아낸 인물이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야권을 반(反) 대한민국 세력으로 규정하고 매도한 사람을 수석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은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오직 지지자만의 통합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하는 독선적 의지의 표현”이라며 “임명을 즉각 철회하는 것이 옳은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25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깊이깊이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면서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인 국민대통합과 약속대통령, 민생대통령 의지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직 인수위 사무실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설치하기로 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25일 “인수위 사무실 위치가 삼청동 금융연수원으로 확정됐다”며 “일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현재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선인 집무실은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결정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