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위반시 신규 영업 중지 및 과징금 동시 부과…시장 쿨 다운 우려

요금인하·품질개선 VS 시장 쿨 다운 우려

보조금 위반시 신규 영업 중지 및 과징금 동시 부과…시장 쿨 다운 우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 보조금 위반에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와 과징금을 동시에 부과하는 칼을 빼들었다. 앞으로도 다시 보조금 위반이 적발되면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를 포함해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통위가 강력한 의지를 밝히면서 마케팅비 경쟁이 줄어들고, 요금인하와 품질개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로 일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통신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어떻게=방통위 조사에서 보조금 경쟁을 촉발한 사업자는 KT, 위반율이 가장 높은 사업자는 LG유플러스로 결론이 났다. 방통위는 위반율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해 신규 가입자 모집 금지 일수를 차등 부과했고, 순서도 정했다.

위반율이 가장 높은 LG유플러스는 새해 1월 7일부터 30일까지 24일간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한다. SK텔레콤은 1월 31일부터 2월 21일까지 22일간, KT는 2월 22일부터 3월 13일까지 20일간 신규 가입자 모집이 금지된다.

영업 정지 기간에도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기변경은 허용된다.

◇시정명령 위반·편법 영업 가중처벌=방통위는 처벌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점검과 사후점검을 병행해 감시할 계획이다. 금지 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통신사가 보조금을 늘리는 등의 행위를 적발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성수기인 설과 졸업·입학 시즌 등을 앞두고 재발할 수 있는 보조금 경쟁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과거 초고속인터넷 영업정지 등의 조치가 내려졌을 때 예약가입으로 가입자 이탈을 막았던 편법 영업도 엄격히 금지할 방침이다.

전영만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영업정지를 지키는지 사전 실태점검을 하고, 사후 점검까지 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금지 기간에 이통사가 휴대전화를 개통했는지는 서버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과장은 “예약가입 등의 편법으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도 적발되면 엄중 처벌한다”면서 “이미 3번을 넘긴 만큼 차후 적발 시 다시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쿨 다운 우려=영업정지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통신사 신규 가입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방통위가 보조금 조사를 시작한 후 발생했던 시장 쿨 다운 현상도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들은 성수기인 설과 졸업·입학 시즌 특수가 사라질까 우려했다.

SK텔레콤은 “신규 모집금지와 과징금이 함께 부과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결정”이라며 “영업정지 기간 동안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과열을 유발한 사업자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와 보다 강력한 제재가 이루어지는 규칙이 정립돼, 조기에 시장안정화로 전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영향력이 가장 작은 3위 사업자에게 가장 긴 기간의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