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CEO들이 말하는 전자 및 자동차 산업 화두는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기술 및 제품 간 융합 시도는 더욱 커진다. 제품 연구개발은 물론이고 차별화된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성장 기조에 대응해 국내 전자 업계 리더들은 올해 시장 선도와 실행을 위한 적극적 대처를 주문했다. 국산 자동차 업계에서는 품질 확보와 해외 시장 확대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신수종사업에서 삼성의 보폭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태양전지, 전기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5대 부문에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기존 모바일 및 가전사업과의 융합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시장에서 애플과 경쟁하는 만큼 새로운 핵심 경쟁 제품의 출시를 염두했다.

올해는 이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다. 신경영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며 삼성전자 혁신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도전과 혁신으로 1위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며 개선이 아닌 혁신으로 핵심 경쟁력에 꾸준히 투자해야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의 급부상, 반도체 업계 경쟁구도 변화를 들며 전자산업 전반이 격변기를 겪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권 부회장은 시장 1등에 만족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능동적 조직문화를 주문했다. 나아가 기존 사업의 융합 및 소프트 경쟁력 확보에 주력 방침을 밝혔다. PC와 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서비스 국경이 사라지면서 제품 및 서비스 간 융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반영했다.

LG도 그룹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 구본무식 선도경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어려울 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며 `시장 선도`와 `실행` 메시지를 전했다. 구 회장은 최초 제품보다도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실현한 완성도 높은 제품만이 시장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가전 부문과 LTE 스마트폰 등 차세대 모바일 시장에서 얻은 성과에 완성도를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전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구본준 LG전자 부회장도 시장을 선도할 혁신 제품의 개발 집중을 주문했다. 구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시너지상품기획 담당을 신설해 LG디스플레이, 이노텍, 유플러스 등을 연계한 융복합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면서도 가전 및 모바일 부문에서 혁신적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충원 및 예산은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LED, 수처리, 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부문은 대표 직속기구로 둬 새로운 시장 선도에 포석을 마련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품질 향상과 해외 시장에 방점을 찍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현대기아차가 살 길은 여전히 해외 시장에 있다”며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어렵겠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 품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리콜, 연비 과장 등의 품질 문제로 현대기아차가 제2의 도요타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연간 판매량 700만대를 넘어서며 글로벌 톱5 완성차업체로 자리잡은 현대기아차지만 여전히 품질이 핵심 경쟁력이 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정 회장은 해외 시장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해외 현지판매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 딜러 양성 등 판매 네트워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면서 “내년 위기상황을 대비해 전 부문이 만전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